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인 그라운드X가 블록체인 플랫폼(클레이튼) 사업을 싱가포르 법인에 완전히 넘기고, NFT 사업에 ‘올인’하기로 한 것이다. 클레이튼을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키우는 동시에 NFT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다. 블록체인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분야다.
지난해 12월 네이버(035420)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이 NFT 사업 확장을 위해 한국과 미국에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그라운드X가 NFT 회사로 탈바꿈하기로 하면서, NFT 시장을 겨냥한 네이버와 카카오의 승부도 새해 벽두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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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CIC, 서상민 CTO가 이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개발을 비롯한 사업 부문을 싱가포르 법인 크러스트(Krust)로 이관한다. 크러스트는 지난해 7월 싱가포르에 설립된 카카오의 자회사다. 김범수 의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송지호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이때부터 크러스트에서 클레이튼 관련 사업을 담당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완전히 이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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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사업을 크러스트로 이관하는 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클레이튼은 해외에선 인지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다.
클레이튼 CIC는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하는 클레이튼 재단과 함께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를 발굴하고, 생태계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앞서 크러스트는 클레이튼 기반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서비스 ‘클레임스왑’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클레이튼 CIC는 이달 중 ‘클레이튼 2.0’의 세부 사항도 공개한다. 서 CTO는 트위터에 “클레이튼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만들겠다”고 썼다.
그라운드X “NFT 올인”…라인도 ‘라인 넥스트’ 법인 신설
그라운드X는 지난해 7월 디지털 아트 작품을 판매하는 ‘클립드롭스’를 여는 등 NFT 사업을 강화해 왔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그라운드X가 가진 NFT 경험과 역량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NFT 시장을 리딩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과정에서 클레이튼 블록체인도 적극 활용한다.
카카오 뿐 아니라 네이버도 최근 NFT 사업 확대에 나선 상황이어서 두 회사 간 경쟁도 주목된다. 라인은 지난달 16일 NFT 생태계를 본격 구축하기 위해 ‘라인 넥스트’ 법인을 한국과 미국에 각각 설립했다고 밝혔다. 고영수 라인 최고 프로덕트 책임자(CPO)가 라인 넥스트 대표를 맡았다.
한국 법인은 블록체인 플랫폼 전략과 기획을, 미국 법인은 글로벌 NFT 플랫폼 사업 운영을 담당한다. 먼저 미국 법인이 라인의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NFT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라인 관계자는 “라인 넥스트는 라인 블록체인과 NFT를 기반으로 전 세계 사용자에게 새로운 디지털 환경을 전파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라인은 2018년 라인 블록체인 랩을 설립한 이후 ‘라인 블록체인’ 메인넷을 개발했으며, 암호화폐 ‘링크’를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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