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젊어진다…청년중역회의로 MZ세대와 소통

기업들이 앞다투어 MZ세대 목소리 듣기에 나섰다. 리버스 멘토링, 주니어 보드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며 MZ세대 의견을 듣고 사업이나 조직문화에 반영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역량을 활용하고, 활력있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중 포스코의 '영보드(Young Board)' 제도가 주목 받고 있다. 이사회(Board of Directors)를 본떠 만든 포스코 영보드는 지난 1999년 시작한 제도로, 조직 내 젊고 유능한 직원을 뽑아 최고경영자(CEO)와 직접 소통하는 일종의 '청년중역회의' 역할을 한다.

지난 2019년 포스코는 영보드를 개편하며 현장 직군 영보드를 별도로 신설했다. 포스코 측은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고 제철소 현장 정서를 최고경영층에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참여 직원도 기존 과·차장급에서 대리급 이하로 낮췄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현장을 비롯한 다양한 부서의 젊고 생생한 목소리가 최고경영자(CEO)에 직접 전달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면서 "영보드는 일터에서 실제로 생각하고 느끼는 점과 아이디어를 경영층에 가감 없이 제안하고 경영층의 철학과 비전을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맡아 달라"고 영보드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현장 직군 영보드 요구사항은 '안전 최우선 문화조성'

지난 6월에는 최 회장과 포스코 현장직 영보드위원 간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안전 최우선 문화조성'과 '조직문화 개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영보드 위원들은 전사적 학습 분위기 조성과 직원 전문성 제고를 위한 오프라인 강좌 개설을 제안했다. 기존 포스코는 전문자격 취득 시 직원들에게 장려금을 지급했으며,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의 경우 실기시험을 대비해 집합 교육을 운영했다. 영보드 위원들은 안전과 직결돤 '가스·위험물' 관련 자격증 취득 교육 확대를 제안했다.

직원들은 또한 육아와 관련한 의견도 다양하게 제안했다. 직원들은 육아 고민을 전달하며 회사 차원의 육아전문가 초청 교육을 통해 일·가정 양립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올해 첫 간담회를 가진 최 회장은 "개인의 성장을 위해 항상 학습하고 상호 협력하는 문화 확산이 필요하다"면서 영보드 위원들이 솔선수범할 것을 당부했다.

교육에 투자하는 포스코, '뉴칼라' 인재 양성

한편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직원 교육 차원에서 '뉴칼라(New Collar) 레벨 인증제'를 도입했다. '뉴칼라'란 지니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16년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등장하는 직업 계층을 일컫는 말이다. 개인의 교육 수준보다 실무에 적용 가능한 기술 수준을 중시한다.

포스코는 미래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뉴칼라'를 인재 육성이 목표로 삼고, '뉴칼라 레벨 인증제'를 도입했다. 직원의 IT 역량 수준을 4단계로 구분하고 수준별 교육을 통해 전 직무에서 IT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교육 내용은 IT 기초지식 학습부터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수준까지 폭넓게 운용한다. 기존 포스코가 운영하던 온라인 강의를 활용한 기초적인 데이터 활용교육부터 심화 교육과정인 '인공지능활용전문가과정'까지 다양한 사내 AI·빅데이터 활용 교육을 통합하고 세분화해 체계적으로 뉴칼라 인재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단계별 인증자에게는 승진 가점, 주재원 선발 우대 및 관련 분야 학위취득을 위한 유학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포스코는 이제 4차 산업혁명이 접목된 철강기업으로 구성원들은 집단지성을 통한 창의력을 발휘해 디지털 혁신을 이끌고 끊임없이 공생의 가치를 창출하는 뉴칼라 인재가 돼야 한다"라며 미래 산업환경 변화를 대비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스냅타임 이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