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긴축에 흔들리는 신흥국 경제…한국증시 향배는

브라질, 증시·통화 급락…아르헨티나, IMF 구제금융 지원
美 6월 FOMC, 기준금리 인상 확실시…점도표 수정에 관심
ECB 통화정책회의, 긴축정책 논의…신흥국 위기 고려할 듯
  • 등록 2018-06-10 오후 4:46:07

    수정 2018-06-10 오후 4:50:15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긴축정책으로 신흥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이번주 한국증시(11~15일)는 신흥국의 경제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12~13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6월 신흥국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는 북미정상회담에 따른 증시 상승 압력을 억누르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흥국 경제위기에 우려감 높아져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6월 4~8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0.51% 상승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매수로 돌아서면서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마지막 날인 8일 아르헨티나, 터키에 이어 브라질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이 여파가 아시아시장으로 이어지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속 매물이 출회하며 하락 전환했다.

신흥국 경제는 급속도로 흔들리고 있다. 최근 세계 시장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는 브라질 금융시장은 물류파업 사태까지 겹치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미국 등 선진국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나오며 증시와 통화가 모두 급락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전날보다 5.59% 떨어진 달러당 3.706헤알에 마감했다. 이는 2008년 10월13일(-7.74%) 이후 9년6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10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안까지 겹치면서 증시도 부진한 모습이다.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의 최근 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7.98%, -11.13%로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아르헨티나도 상황이 안 좋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지난 4월 27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27.25%에서 40%로 인상했다. 그러나 페소화 급락이 계속되자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제기구에 구제금융을 신청, 결국 지난 7일(현지시간) 향후 3년간 최대 500억달러(한화 약 53조5500억원) 규모의 ‘대기성 차관’(Stand-By Arrangement·SBA) 지원에 합의했다. 인도네시아와 터키 등 신흥국에서도 자금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보호주의에 입각한 무역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신흥국 시장의 하락세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국내증시는 정치적 안정감과 북미정상회담이란 대형 이벤트 등에 힘입어 순매수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치적 위험이 높은 브라질과 외국인 자금유출 우려로 금리를 인상하는 인도네시아 증시에서는 외국인 순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반면 한국과 대만과 같이 정치적 불안감이 낮고 수출 제조업 비중이 높은 증시에서는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6월 美FOMC·ECB 긴축…시장 촉각

이번주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회의를 앞두고 있다. 신흥으로선 외국인 자금이탈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FOMC 회의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14일 발표된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내 인상횟수에 쏠리고 있다. 여기에 13~14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중단 시기를 논의할 전망이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란 호재도 이러한 우려를 누르긴 쉽지 않아 보인다. 12일 ‘세기의 회담’으로 불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경제협력과 관련해 철도, 도로 연결 등이 내용의 전부로 추가적인 내용이 포함되는지 여부가 남북 경협주의 흐름을 결정지을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 자체만으로 경협주의 상승 모멘텀이 되긴 어렵다”고 봤다.

13일과 14일에는 각각 6·13 지방선거와 러시아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더 큰 이슈로 관심이 낮다. 다만 남북 경제협력에서 중요한 역할이 예상되는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의 당선 여부를 놓고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증시는 14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롤 오버(만기연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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