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서울 아파트 가운데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80% 넘는 단지가 무려 3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그동안 새 아파트 공급이 뜸했던 성북구의 전세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8월 한달 간 국토교통부에 실거래 신고된 아파트 전세 건수는 총 3713건이다. 이 중 전세가율이 80% 이상으로 거래된 전세는 전체의 31%인 1154건이었다.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아파트도 138곳에 달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전세가율이 80% 이상으로 거래가 가장 많았던 곳은 성북구였다. 8월에만 119건이 거래됐다. 성북구는 전세가율이 90% 이상으로 거래된 건수도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90% 이상으로 거래된 총 건수는 138건으로 이 중 22건이 성북구에서 거래됐다.
단지별로는 성북구에서도 석관동 두산 아파트 전용 134㎡가 매매가(4억 8400만원) 대비 전셋값(4억 5000만원) 비율이 무려 93%를 달했다. 성북구 아파트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최근에는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되는 수요도 늘고 있다.
그동안 신규 분양 단지가 많지 않았던 성북구에 새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면서 청약 열기도 뜨겁다. 지난 8월 분양한 장위뉴타운 1구역인 ‘래미안 장위’는 당시 강북권 최고 경쟁률인 평균 21.12대 1의 경쟁률을 순위 내 마감했고, 이어 나온 장위5구역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도 평균 1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시장뿐 아니라 기존 재고 아파트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가 올 1월 총 6511건에서 8월에는 1만 1802건으로 81%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성북구는 같은 기간 265건에서 8월에는 584건으로 120%가 증가했다. 이는 송파(127%)·성동구(124%) 다음으로 높은 수치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성북구는 교통, 문화·편의시설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데 비해 그동안 개발이 활발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전세 수요가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 석관, 장위 등 재개발과 GTX, 청량리역세권 개발 등으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