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금융위기로 대부분 해외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그동안 환율 상승으로 인한 차익에 대해서는 과세한 탓에 이미 반발감은 상당히 커진 상태다. 여기에 내년부터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면 전체적으로는 손실을 입어도 세금을 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이 기획재정부에 해외 펀드 비과세 혜택 연장을 건의하는가 하면 업계는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대안을 찾기 위해 고심중이다. 하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어 관련업계의 고민은 점차 깊어지고 있다.
◇ 감독당국·업계 팔 걷어붙였지만..
금융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적용되는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을 연장해줄 것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고 7일 밝혔다.
금융투자협회는 올초 펀드 세제개선 테스크포스(TF) 팀을 꾸려 해외펀드 환차익 과세 문제 뿐만 아니라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 종료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법무법인 율촌에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 종료시 생길 수 있는 문제점과 대책 등에 관해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다.
일단 해외펀드 환차익 과세 문제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가 계산방법을 당초 취득일 주가와 환율 변동분을 곱한 금액에서 환매일 주가에 환율 변동분을 곱한 금액으로 변경키로 하면서 다소 해결이 됐다.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 종료 문제는 이번 주 중으로 중간보고서가 나오면 운용업계 최고경영자(CEO)와 유관기관 관계자, 금투협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세미나를 갖고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나 금융감독당국 등에 의견을 내놓을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비과세 혜택이 예정대로 종료되면 펀드 투자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 비과세혜택 끝나고 내년부터 세금이 부과되면 그간 해외펀드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조세저항이 생길 수 있다. 투자기간 전체로는 여전히 손실이 난 상태에서 내년부터는 생기는 투자이익에 대해서는 세금까지 내야하기 때문이다.
◇ 재정부 연장에 난색..뾰족한 대안 없어
딱 부러지는 방안이 없는데다 비과세 혜택 연장에 대해서는 주무부서인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보이고 있서 운용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미 금융위윈회 등 금융감독당국도 기획재정부에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 연장을 타진했지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환율하락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을 도입했지만 당초 목적을 이루지 못한데다, 최근엔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세수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운용사 관계자는 "업계에선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이 없어질 것으로 보고 대비해 왔고 연장 가능성도 높게 보지 않는다"면서 "당분간 여파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운용업계 전체적으로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은 해외 펀드를 통해 투자한 해외 주식에서 벌어들인 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하는 조치로 2007년 6월부터 도입됐다. 기재부가 일몰조항을 수정하지 않을 경우 올 12월31일을 끝으로 비과세혜택은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