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내수 3위 회복..기아차 노린다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자동차 내수시장에서 GM대우가 조용히 약진하고 있다. 수출확대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일신한데 힘입어 내수시장에서도 르노삼성을 제치고 3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3일 국내 완성차 5사의 시장점유율(대우버스·타타버스·수입차를 제외한 완성차 5사 상대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현대차가 50%선을 꾸준히 유지하는 가운데 GM대우가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005380)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2005년 50.3%, 2006년 50.3%, 2007년 50.2% 등으로 국내 자동차시장 수요의 절반을 차지했다. 지난 4월 한달간 점유율은 52.1%에 달했다. 현대차가 내수시장의 절대강자임을 확인해주는 대목이다.


현대차의 계열인 기아차(000270)는 점유율이 조금씩 하락했다. 지난 2005년 23.5%에서 작년엔 23.4%를 기록했고 올들어선 4월까지 22.9%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4월 점유율은 2007년 평균치보다 낮은 21.5%를 나타냈다.

르노삼성은 2005년엔 10.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현대차 기아차에 이어 내수시장 랭킹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6년 4위로 밀려난데 이어, 올들어선 점유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4월 점유율은 9.6%를 나타냈다.

반면 GM대우는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2005년 9.5%에 그쳤던 GM대우의 점유율은 2006년 11.1%로 1.6% 포인트나 상승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점유율을 11.9%까지 늘렸다. 올 4월 한달간만 보면 점유율이 12.2%까지 상승했다.

GM대우의 약진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수출이 급증하면서 GM대우가 외자계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희석된데다, 과거 대우차 부도로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지만, 근래 영업흑자 전환으로 기업 이미지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마케팅측면에선 중고차 보장할부와 에어컨 및 네비게이션 제공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GM대우의 판매채널인 대우차판매는 기아차와 격차는 크지만, 궁극적으로 내수시장 2위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 작년에 출시한 중형세단 토스카와 GM대우의 첫 스포츠유틸리티(SUV) 모델인 윈스톰이 꾸준한 호평을 받고 있는 것도 중요 배경이다. 올들어 4월까지 이들 두 차종이 내수 총판매량의 4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다 경차시장에서 독보적인 마티즈의 선전도 GM대우 시장점유율 상승에 한 몫하고 있다. 마티즈는 매월 3000대 정도가 팔렸지만 마케팅 행사인 ‘붐붐페스티벌’ 효과로 지난 4월엔 월간 판매규모가 5851대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내수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메이커들의 경쟁마저 치열한 상황에서 GM대우의 꾸준한 점유율 상승은 의미가 있다”며 “GM대우의 기업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어 GM대우의 시장확대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