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해외펀드로의 자금쏠림 흐름은 쉽사리 바뀌진 않을 전망이다. 펀드자금의 속성이 주식시장을 후행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국내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다면 오히려 해외투자 선호현상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해외시장은 가격부담을 안고 있다. 2006년 한국증시가 주춤한 사이에 아시아 이머징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거듭해온 까닭이다. 이에 따라 해외증시의 변동성 확대, 즉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하반기쯤엔 국내쪽 자금유입이 다시 강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해외펀드로 자금쏠림..국내투자 펀드는 순유출로 국내수급 '비상'
국내증시는 2003년 3월 512선을 바닥으로 대세상승 흐름을 지속해 왔다. 연간으론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강세장을 시현했다. 이 영향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때 마침 은행에서 적립식 펀드를 팔기 시작한 2004년부터 펀드붐이 일어났다.
주가 상승은 일반 가계의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끌어들였고, 이렇게 유입된 자금은 주가를 밀어 올렸다. 지난 16년간 500~1000선 박스권에서 맴돌던 코스피지수는 봇물처럼 쏟아져들어온 펀드자금에 힘입어 꿈에도 그리던 네자릿수에 안착하는 기쁨도 맛보았다.
주가상승과 자금유입의 선순환은 2005년에 빛을 발했다. 코스피지수는 연간으로 53.96% 올랐고, 코스닥지수는 84.5%나 급등했다. 코스닥 상승률은 세계 1위, 코스피는 세계 2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물론 국내주식에 투자한 주식펀드도 ‘대박’이 났다. 자금이 주식펀드로 쏠리고, 펀드를 운용하는 투신권은 주식을 쓸어담기에 바빴다.
이 때문에 작년 12월엔 월간 단위로 국내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 자금흐름이 순유출로 전환됐다.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 즉 투신권에선 주식을 사들일 실탄이 크게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2007년 연초부터 장세를 낙관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의 환매까지 가세하면서 주식시장이 아래쪽으로 크게 요동치고 있다.
◇ 변곡점 온다..해외시장 변동성 커지면 국내시장 다시주목 예상
사실 지난 2006년 5월 코스피지수가 1460대까지 오른 뒤 반년 이상 주가가 되밀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적지 않다. 2005년 워낙 큰 폭의 상승세를 경험한 것도 상대적인 박탈감을 키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내투자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멈칫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해외펀드로의 ‘자금쏠림’ 현상이 기조적으로 정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국내외 분산투자가 대세인 만큼 해외투자 자금은 꾸준히 늘어나겠지만, 궁극적으론 국내외 자산의 적절한 배분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물론 이렇게 해야만 분산투자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는 변곡점이 찾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2006년에 많이 오른 해외시장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럴 경우 해외자산 역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각될 것이고, 투자자들이 국내외 자산에 대한 균형감각을 점차 되찾을 것으로 내다본다.
신상근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펀드자금의 흐름은 시장을 후행한다”고 말한다. 주가가 떨어질 때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주가가 회복할 때 이를 확인하며 투자에 나선 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국내투자 주식펀드로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다만 국내증시가 지금 약세를 보이더라도 1분기중 1500선 안팎까지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내투자 펀드로의 자금유입도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대략 6~7월부터는 국내투자 펀드로 자금유입이 들어오면서, 기관들이 장세를 다시 주도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