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이수빈 기자] 내년도 총선 후보자 공천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분당 우려가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연일 공개발언을 통해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며 신당 창당을 암시하고 있다.
민주당 내 자칭 혁신계인 ‘원칙과상식’ 의원들은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세 과시를 했다. 이들은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판하며 쇄신을 요구했다.
|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대한민국 생존전략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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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회 소통관에 결혼식 하객으로 온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신당 창당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무능과 부패로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양당 구도가 대한민국을 망가뜨리고 있다”면서 “이 지배구조를 끝낼 것인지, 혹은 탈출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준비 작업도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그는 “물 밑에 수많은 일들이 있기 마련”이라며 “그 일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전날(9일)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최측근 인사였던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새로운 선택지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게 불가피해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 대통령 선거 때부터 시험 문제가 ‘윤석열과 이재명’ 이 둘 중 하나만 고르게 돼 있다”며 “지금도 그 시험 문제가 그대로 있고, 총선 후 3년 뒤에도 똑같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 모두 싫다는 분들에게는 답이 없어 보인다”며 신당 창당 의지를 강조했다.
| 10일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원칙과상식 토론회에서 윤영찬 의원이 사회를 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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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과상식 4명 의원들은 10일 국회의원 대강당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550석 규모 강당이 가득 찰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참석자들은 ‘공약준수, 위성정당 꼼수 철회’ 등의 피켓을 들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직접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민주주의 실천행동’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사회를 맡았던 윤영찬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의 좋은 정치, 원칙과 신뢰를 세워 다져나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씀을 따르겠다”고 말했고 김종민 의원은 인공지능(AI) 챗봇을 공개했다.
이 챗봇은 원칙과상식 의원들의 평소 발언을 학습했다.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에 대해 질문하면 원칙과상식 의원들 대신 이 챗봇이 답해주는 형태다. 김 의원은 챗봇 답변을 인용해 “민주당은 도덕성, 당내 민주주의, 비전 정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칙과상식 의원들은 지난달 출범 당시 “민주당에 변화가 없으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 있다”며 이재명 대표에게 이달 말까지 사법리스크와 강성 지지층 문제 해결을 위한 결단을 요구한 바 있다.
또 이들은 이 대표에 국민과의 약속을 이유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사수’를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병립형 회귀를 선택한다면 이들과 충돌할 수 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자칫 탈당과 분당 사태로까지 이어질 뇌관으로 보고 있다.
| 10일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 모인 원칙과상식 지지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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