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 들어선 서울 강북권, 호가 낮춰도 매수자 못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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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前週) 대비 0.04% 상승했다. 상승세는 유지했지만 오름세는 전주(0.05%)보다 0.01%포인트 줄었다. 부동산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5주 연속 그 폭이 줄고 있다.
상승을 멈추고 하락세로 전환하는 지역도 늘고 있다. 전주 은평구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한 데 이어 지난주엔 강북구(-0.02%)와 도봉구(-0.01%)에서도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들 지역 아파트값이 하락한 건 2020년 5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금천구와 관악구(각 0.0%)는 상승세 유지와 하락 전환 길목에 있다.
지난여름 11억99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던 도봉구 창동 동아청솔아파트 전용면적 84㎡은 최근 호가가 10억9000만원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8월 같은 층 물건이 11억4800만원에 팔렸던 것과 비교해도 5000만원 넘게 낮은 값이다.
대출 규제에 집값 하락 전망까지…얼어붙은 매수 심리
부동산원은 매수세 감소를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부터 차주 단위 DSR(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규제가 강화되는 데다 추가 금리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매수 심리가 얼어붙고 있어서다. 거래가 끊기자 누적된 매물이 아파트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회사 아실에 따르면 2일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4259건으로 석 달 전(3만9513건)보다 12% 증가했다.
대선 앞 감세 공약에 ‘거래 절벽’ 장기화 전망
전문가들은 올해도 한동안 부동산 시장이 거래 절벽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가격 역시 약보합 내지 하락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통령 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후보자들이 세금과 대출에 대한 규제 완화 공약을 쏟아내고 있어 미래 불확실성이 높아 사지도 못하고 팔지도 못하는 거래 절벽 현상이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현재 거래량이 굉장히 적은 상태여서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금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 보니 거래가 끊긴 상황이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관측했다.
다만 현장에선 대선 주자들 공약대로 부동산 세제가 완화된다면 집값이 반짝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미아동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금 매수 수요가 없는 게 아닌 만큼 세금을 깎아주면 가격이 반등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