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7위안 사수" 中작심에도 시장 시큰둥…韓원화도 긴장

  • 등록 2017-01-08 오후 1:57:27

    수정 2017-01-08 오후 1:57:27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추락하는 위안화 가치를 잡기 위해 중국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위안화 가치가 추락하면서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약 3600조원)를 위협받는 등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자 인민은행은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위안화를 절상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한 헤지펀드들은 오히려 매도 기회로 여기고 있어 전면전이 예고된다. 또 위안화 절하가 이어질 경우 원화에도 약세요인이 되는 만큼 우리에게도 충격파가 미칠 수 있다.

中, 위안화 대폭 절상 `선전포고`…시장은 약세 베팅

중국 외환당국은 지난 6일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를 2005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절상했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92% 내린 달러당 6.8668위안으로 고시했다. 고시환율을 낮춰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높인 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7위안선마저 위협하자 당국이 적극적인 위안화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위안화 하락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인민은행 개입에도 불구하고 역내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0.69% 오른 달러당 6.9241위안을 기록했고 역외시장에서도 0.90% 오른 달러당 6.8498위안으로 마쳤다. 장중 흐름은 여전히 위안화 약세에 베팅한 것이다. 이 때문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대비 원화 환율도 하루전에 비해 6.7원이나 오른 달러당 1193.0원을 기록하며 다시 1200원대에 근접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수출시장에서 중국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그동안 비교적 담담한 모습이었지만 최근 그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지나친 환율 상승이 대외자본 이탈과 증시 폭락 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인민은행은 위안화 강세를 유도하기 위해 유동성 조절을 통해 역외 홍콩의 자금조달 금리도 끌어올렸다. 6일 홍콩의 오버나이트 위안화 대출금리는 1년만에 최고로 올랐다. 역외시장 대출금리를 높여 위안화 매도세를 몰아내려는 전략이다.

◇“반등할때 팔자” 분석도…美환율조작국 지정 `촉각`

중국 정부가 이처럼 적극적 의지를 밝혔지만 서방 자본은 여전히 추가적 위안화 하락을 점치고 있다. 실제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금이 위안화 약세 베팅의 최적기라고 분석하는 등 숏(매도)으로의 일관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다른 주요 IB들도 위안화 환율이 연내 달러당 7위안대에 무난히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일 블룸버그가 35개 IB 전망을 집계한 결과, 올 4분기 위안화 환율 전망치는 평균 7.10위안이었다. 특히 라보방크는 7.65위안까지 오를 것으로 점쳤다. 물론 중국 정부의 방어의지도 만만치 않아 예단하긴 어렵다. 중국은 작년초에도 환(換)투기세력 공격에 위안화가 급락하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해 이를 막아낸 적이 있다.

하지만 1년 전과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단순히 헤지펀드의 공격으로 인한 출렁임이었다면 올초 위안화 환율이 변동성을 키우는 배경에는 트럼프 취임을 앞둔 미국의 정책 변수와 이에 따른 미·중간 갈등 확산 우려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0일 취임 예정인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대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대해 인위적으로 통화를 절하한다며 환율조작국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수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이 고의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대미 무역 등에서 막대한 흑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중국 당국 개입은 오히려 중국이 위안화 절하를 의도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있는 조치이기도 하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일종의 방어적 성격도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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