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기차는 한때 친환경 자동차의 대명사로 불리며 세간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투자자들이 몰린 것은 당연하다.
일각에선 전기차 테마주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주가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전기차가 도로를 누빌 그 날이 가까워진 듯 했다.
◇CT&T와 함께 몰락한 전기차株 전기차 테마주들의 몰락은 대표주자였던 CT&T(050470)의 몰락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CT&T는 올해초 자금사정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회사가 휘청거렸다. 직원들의 급여도 지급하지 못할만큼 재무구조가 망가졌고 결국엔 사옥까지 매각했지만 아직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영기 CT&T 대표가 해외에서 자금 유치에 직접 나섰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CT&T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4월 10대 1 감자를 실시했다. 이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단행했다. 하지만 이미 악화될대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급기야 CT&T는 지난달 29일 마케팅사업부와 정보통신사업부의 영업중단을 선언했다. 또 회생개시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공시를 한 직후, 분식회계설과 관련된 조회공시요구를 받았고 "회계상 오류가 있었다"는 답변을 내놨다. CT&T는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장밋빛 전망은 어디로..`거래정지` 또는 `동전주`로 전락 다른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도 '동전주'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종목들이 거래중지 상태다.
AD모터스(038120)는 지난해 말 최고가인 1540원을 기록한 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올해는 단 한 차례도 '지폐주'가 되지 못했다. AD모터스의 지난 1일 현재 주가는 496원이다.
삼양옵틱스(008080)는 특정 개인이 1년간 다수의 차명으로 주식을 보유, 최대주주에 있었음에도 이를 공시하지 않아 현재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돼 거래 중지 중이다. 지앤디윈텍(061050)도 최대주주 변경 지연 공시로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된 데 이어,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돼 거래가 중지됐다.
이처럼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가 '동전주'로 전락한 데에는 업체들의 섣부른 전망이 크게 작용했다. 전기차의 특성상 충전 시설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확충돼야 한다. 전기차 업체들은 정부가 곧 인프라 구축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사실 처음 전기차 열풍이 불었을 때부터 시장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었다"며 "현재 국내외 여건상 저속 전기차가 운행될 수 있는 환경이 아닌데다가 전기차 업체들이 무리하게 일찍 샴페인을 터뜨린 만큼 이에 대한 경계심도 컸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저속 전기차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그만큼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전기차 업체들의 몰락은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 "죽고 싶은 심정" 전기차 업체들의 막연한 장밋빛 전망만 믿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다. 전기차 업체에 투자했다가 손절매 했다는 한 투자자는 "몇년을 안쓰고, 하고 싶은거 안하고, 먹고 싶은거 줄여서 장기투자했다"며 "맨정신에 잠을 못자 술에 의존하는 상황까지 갔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너스 85%의 손절매를 했다"며 "비참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도 "그냥 저축이나 할까하다가 투자했는데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죽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생각만 많아지고 잠도 오지 않고 우울증에 빠졌다"며 허탈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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