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전체 기장의 4분의 1이 외국인이다. 전체 조종사 2558명 중 397명이 외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전체(1170명)의 11%인 131명이 외국인. 항공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각 항공사마다 조종사가 부족한 상태"라며 "구인난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노동부 `외국인 조종사 파견은 불법`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은 31일 `대한항공이 불법 파견된 외국인 조종사를 고용했다`며 파견법 위반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는 작년말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대한항공을 노동부에 고소, 고발했고 노동부가 노조 의견을 수용한 결과다.
조종사노조는 "비행기 조종업무는 근로자 파견이 허용된 32가지 업무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역차별에 따른 내국인 조종사의 사기 저하도 심각한 문제"라고 고소했다.
대한항공은 외국 용역업체 8개사를 통해 외국인 조종사를 간접 고용하고 있다. 이들은 대한항공과 5년 계약을 맺고 임금은 용역업체에서 받는다. 비행 일정과 휴가 등은 대한항공이 관리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006년 노동법이 개정되면서 파견인력 제공업체뿐 아니라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장까지 불법행위로 처벌하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 항공사 운항 차질 불가피할 듯
그렇다고 외국인 조종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다. 외국인은 본거지를 기점으로 비행하길 원하는데다 파견 근무 방식이 몸값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정규직을 원치 않는다.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내국인과의 임금 수준 차이 탓에 갈등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조종사들은 외국인 조종사 채용이 조종사노조 견제 목적도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조종사는 "내국인 조종사 연봉을 외국인 수준에 맞춰주면 이탈자가 줄어들고 외국항공사로 떠나는 조종사도 붙잡을 수 있다"면서 "조종사가 부족해서 외국인을 채용한다는 사측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조종사 노조를 주축으로 하는 항공연대는 20일 오후 3시 여의도에서 집회 투쟁을 열 계획이다. 외국인 조종사 불법 파견 중지, 근로조건 개악 저지 등이 그 목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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