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 이은 '구글 쇼크'..'소프트파워' 時代가 열렸다

흔들리는 IT신화..해법은 소프트파워 ①
삼성전자·LG전자, 휴대폰 하청업체로 전략하나..`위기감 팽배`
소프트웨어산업 외면한 결과 지적..전문가들 "과감한 투자" 요구
  • 등록 2011-08-18 오전 11:28:12

    수정 2011-08-18 오후 2:15:54

외신을 타고 들어온 기사 하나에 IT(정보기술)강국 한국이 발칵 뒤집혔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이 휴대폰 제조사인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달러(약 13조3800억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이었다. 애플에 이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된 또 하나의 `스마트폰 왕국`이 탄생했다는 소식이 국내 IT업체들에게 던진 충격파는 강렬했다. 이는 단순한 M&A(인수 및 합병)가 아니다. '소프트파워(소프트웨어+힘)'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앞으로 3회에 걸쳐 '흔들리고 있는 IT코리아'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 및 대책에 대해 살펴본다.(편집자주)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이번 인수에 대해 구글은 모토로라가 갖고 있는 7000여개의 휴대폰 관련 특허가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진짜 목적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하는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 동안 소프트웨어를 등한시 한 채, 제품 찍어내기에 바빴던 국내 IT기업들은 앞으로 치뤄야할 혹독한 대가에 가슴을 졸이고 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오픈 플랫폼 전략을 수정한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당장 휴대폰 사업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다.

임채덕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소프트웨어 플랫폼 연구팀장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에 따른 파괴력은 어마어마해 앞으로 우리 기업들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며 "2년 전 애플의 아이폰 쇼크에 버금가는 `구글쇼크`가 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급기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6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사장 등과 점심식사를 한 자리에서 "IT산업의 파워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이날 "소프트웨어 인수합병(M&A)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말도 이었다. 지난달 29일 `"5~ 10년 후 미래를 위해 소프트기술, S급 인재, 특허 등 3가지는 당장 확보하라"고 말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가 M&A를 거론한 것이다.

◇휴대폰업계,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결합된 3강 체제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로 `소프트파워`를 절감한 국내 IT업체들이 다시 소프트웨어산업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구글은 이번 인수로 애플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운영체제(OS) 공급과 자체 휴대폰 단말기 생산이 모두 가능한 회사로 탈바꿈했다.

애플이 아이폰 하나로 독자 노선을 걷듯, 구글 역시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국내 IT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 구글의 인수로 "소프트웨어 강자가 IT산업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는 속설도 다시 한번 입증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의지도 변수다. 시장에선 여전히 MS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세계 휴대폰 1위 업체 노키아를 인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예측대로 MS가 노키아를 인수하게 된다면 향후 세계 모바일시장은 소프트웨어(SW)인 스마트 모바일 운영체제와 단말기를 결합한 `3강 체제`로 빠르게 변모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구도가 형성되면 보급률이 극히 낮은 모바일 운영체제 바다를 보유한 삼성전자와 운영체제가 없는 LG전자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향후 휴대폰 시장의 주도권을 뺏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빅 3`의 틈바구니에서 단말기를 주문 생산하는 OEM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한국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갖춘 글로벌 기업의 하도급 업체로 전락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시급" 한목소리
상황이 이렇자 전문가들은 제조업 기반의 국내 IT업체들이 지금부터라도 소프트웨어산업을 시급히 육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소프트웨어 분야의 사업을 영위해 본 적 없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그 동안 경험 부족과 인재 영입의 어려움 등으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놓지 못했지만, 과감한 투자를 통해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권기덕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소프트웨어산업이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부각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이제 이 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시작해다"며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힘들더라도, 지속적으로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고 투자를 확대해 소프트웨어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수석연구원은 또 "이를 위해선 대학 등 교육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임채덕 팀장은 "우리 기업들이 여전히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는 익숙하지만, 앞장서서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에는 미숙하다"면서 "국내기업 중 그나마 나은 삼성전자가 자체 OS인 바다와 SLP(삼성리눅스플랫폼) 등에 투자하듯 LG전자와 팬텍 등도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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