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후폭풍이 글로벌 주식시장 및 상품시장을 강타하면서 이번 주 들어 관련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를 우려한 투자자들의 손바뀜이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
| ▲ 美온라인증권사 TD아메리트레이드의 올해 일별 평균 거래건수 추이와 9일 거래건수 비교(출처:WS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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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이번 주 들어 주식과 파생상품, 선물 등의 거래가 기록적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지난 9일 세계 최대 규모의 선물시장인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거래건수는 2570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 뉴욕 증시를 충격에 몰아넣었던 `플래시 크래시` 당시의 거래건수를 웃돈 것은 물론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같은 날 미 증시의 거래 규모는 169억주를 기록, 미 증시 개장 이후 5번째로 많은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2008년 금융 위기 발발 당시 매물 폭탄이 쏟아졌지만 이 수치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날 런던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 전체 주식가치도 108억파운드로 일주일 전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우려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 위기에 대한 공포 등이 시장을 자극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매도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커진 주식시장에서 발 빠르게 돈을 빼내 금이나 스위스프랑과 같은 안전자산 매입에 나서면서 거래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저스틴 샥 로젠블라트증권 이사는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 장기적으로 대규모 베팅을 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이에 따라 단기적 소규모 베팅을 통해 이익을 내려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