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경제연구소가 23일 발표한 `국내 주택가격 적정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Price to Income Ratio)이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국의 PIR은 2006년 이후 3년간 6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부동산 버블 붕괴 직전인 2006년 4.03에서 2008년 3.5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일본의 PIR도 3.89에서 3.72로 소폭 하락했다. PIR이 높을수록 가계 소득으로 집을 사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2008년 기준 한국의 PIR이 미국과 일본의 수준으로 떨어지기 위해서는 2억9000만원짜리 주택가격이 1억7000만원으로 1억2000만원이나 하락해야한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특히 서울지역 아파트의 경우 2008년 PIR이 12.64를 기록, 미국의 주요 도시인 뉴욕 7.22, 샌프란시스코 9.09보다 매우 높게 나타났다.
HAI는 평균소득 가구가 중간가격 수준의 주택을 구입할 경우 월소득으로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정도를 표시하는 지표로 100을 하회할 경우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 지표는 주택가격에 대해 선행 지표 역할도 한다.
산은 연구소가 실증분석한 바에 따르면 물가 수준을 감안한 전국과 서울 강북 지역의 아파트 실질가격은 직전 최고점인 91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나, 서울 강남지역은 91년 대비 40% 정도 높았다. 또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장기 추세치보다 11.7%, 강북은 23.5%, 강남은 31.2% 높았다.
박용하 산은경제연구소 경제조사팀장은 "주택가격이 하락할 수 있는 압력이 존재하고 있고, 가격 급락은 부동산 비중이 높은 한국 가구의 자산특성상 큰 충격이 있을 수 있다"며 "상당기간동안 명목 가격 하락을 억제하고 실질가격을 지속적으로 하락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