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자들)집이 좋다

  • 등록 2005-01-11 오전 11:20:11

    수정 2005-01-11 오전 11:20:11

[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최근 몇년새 미국의 모기지 이자비용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대폭 줄었고, 집값은 껑충껑충 뛰어올랐다. 미국의 부자들 사이에는 집 두 채 갖기가 유행처럼 번졌다.이는 다시 집값 상승의 원동력이 된다. 미국부동산협회에 따르면 `1가구 2주택`이 지난 2003년 한 해 동안에만 총 44만5000호 늘었다. 2년전에 비해 24%나 증가한 것.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1가구 2주택`으로 재미를 본 미국의 부자들이 이제는 `세째 집`을 사는데 열중하고 있다. 주식시장 방향성이 점차 애매해 짐에 따라 투자주택 수를 늘리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게 월지의 설명. 워싱턴 DC에 사는 58살의 치과의사 제이 리버만 씨는 스키별장으로 집을 사 둔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지난해말 집 한 채를 더 샀다. "순수하게 투자를 위해서 세째 집을 샀다"는 그는 이 집을 임대용으로 굴릴 계획이다. 이미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에 2주간 임대가 나갔었고, 이달에는 선댄스 영화제 손님들이 예약을 해 둔 상태다. 뉴욕시에서 부동산소개업을 하는 에스터 뮬러 씨는 지난 한 해 동안 알선한 `세째집`의 수가 두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주 고객은 은퇴를 앞두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들. 뉴욕의 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플로리다의 햄프턴스와 팜비치 두 곳이다. `뉴욕-햄프턴스-팜비치`를 엮어서 `럭셔리 트라이앵글(Luxury Triangle)`이라는 말까지 생겼을 정도. 큰 부자들은 이미 이들 두 지역 모두에 집을 한 채씩 사뒀다는 것이 뉴욕 부동산 업자들의 설명이다. 그래서 이제는 이런 풍조가 중간급 부자들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맨하탄모기지社의 상담역 새리 사델 로젠버그는 요즘 세째집을 찾는 사람들의 평균 재산규모가 300만∼500만달러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회사 사장이나 중역급은 아니지만 소득이 꽤 되고 저축도 상당한 수준으로 했으며, 자녀들은 모두 성장해서 분가시킨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런 추세에 따라 뉴욕지역의 부동산 업체들이 플로리다의 부동산 업체들을 인수합병하거나 제휴를 맺는 등의 움직임까지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투자목적 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은퇴후 생활을 즐기려는 사람이라든가, 친지들과 가까이 살고자 하는 사람들도 집을 더 사두려고 부동산 업자를 찾는다. 세째 집을 사는데 걸림돌이 있다면 모기지 비용이 더 이상 소득에서 공제되지 않는다는 것 정도다. 미국 세법은 1가구 2주택까지만 모기지 이자 지불액을 과세대상 소득에서 제외해 준다. 집 세채를 일일이 관리해야 한다든가, 휴가때는 선택의 여지 없이 오로지 둘째나 세째 집으로만 휴가를 가야한다는 점도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무엇보다 일부 부자들은 `그 많은 돈을 주택이라는 단일 자산에 몰아넣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인가` 고민하고 있다. 학교 교장을 마치고 은퇴한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수전 스텔라 씨의 경우는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집과는 별도로 뉴욕 맨하탄의 아파트를 또 살 계획이지만, 2,3년 뒤 맨하탄으로 이사한 뒤에는 롱아일랜드 집을 팔려고 한다. 그녀는 "집 두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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