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2000년 전세계 칩 판매에 있어서 미국은 31.3%를 차지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5.1%, 일본은 22.9%의 점유율을 보였다. 유럽은 20.7%였다. 그러나 1년 후 아태지역의 점유율은 28%로 뛰어 미국의 예상 점유율 25.7%을 넘어섰다.
반도체 시장에서의 미국의 독주에 마침표를 찍었고 올해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아태지역 뿐이라고 23일 비즈니스위크온라인이 보도했다. 아태지역 중에서도 특히 중국의 성장잠재력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대만 선두로 반도체 고정 제조업체 확산= 이처럼 아태지역이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 눈에 띄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비즈니스위크온라인은 반도체 고정거래 제조업체들의 등장을 꼽았다.
생산설비를 갖추는데 드는 비용이 25억달러까지 올라가면서 많은 칩 제조업체들이 생산의 일부분, 혹은 전체를 아웃소싱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반도체 고정 제조업체가 대만을 중심으로 생겨났으며 이는 싱가포르와 한국, 말레이시아, 중국과 같은 여타 아시아 국가로도 확산됐다.
또 아시아 지역 자체의 수요증가도 요인으로 들 수 있다. 경제성장으로 전자제품 및 인프라스트럭쳐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으며 소비자 기호도 향상되면서 반도체 제조업에 대한 성장 불씨를 제공한 것.
◇중국, 최고의 성장 잠재력= 아시아 지역의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잠재력이 큰 국가로 중국이 꼽히고 있다.
중국에서 휴대폰, PC, 칩, 소프트웨어 판매는 최근 몇년간 두자리수 성장을 이어갔다. 또 중국 정부는 새로운 칩 제조 및 패키징 설비, 설계업체 등을 적극 지원했다. 아직 반도체 생산 점유율은 2% 정도로 미미하지만 중국은 10개의 주요 칩 제조업체와 100개의 설계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또 중국은 세금이 낮고 설비를 위한 부지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기술력 있는 노동자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으며 인건비를 비롯해 수자원 및 전력 사용료는 낮다.
중국에서 생산설비 건설비용은 대만에 비해 35% 가량 낮다. 연료는 30% 싸며 수도요금은 60% 낮다. 이같은 요인 때문에 중국의 칩 제조시설에 대한 외국의 투자가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외국 기업 앞다퉈 중국 진출= 중국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간파한 외국계 기업들이 잇따라 중국 시장에 발을 내딛고 있다.
모토로라는 중국에 가장 많이 투자한 업체다. 현재까지 34억달러를 쏟아부었으며 2006년까지 제조설비와 연구개발 및 시장조사, 이동통신 설비를 위해 60억달러 이상을 더 투자할 방침이다. 2006년까지 연간 생산량 100억달러를 달성할 계획이다.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 역시 중국 시장에 일찍 진입했다. 최근 TI는 중국의 반도체 업체인 CSMI와 제휴를 맺고 중국 칩 제조시장에 진출했다. 미국 수출제한 때문에 TI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웨이퍼는 미국에서 제조하고 중국으로 들여와 나머지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장비제조업체인 어플라이드매터리얼스는 발빠르게 84년에 중국 첫 사무소를 열었다. 어플라이드는 중국에서의 판매량을 2000년 1억달러(매출액의 1%)에서 2005년 10억달러(매출액의 5%)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반도체 제조시장이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4억 인구를 기반으로 경제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칩 제조에 대한 투자도 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가들은 중국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