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강남구 에비드넷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이완희 최고기술책임자(CTO), 홍윤기 사업총괄이사는 “K-멜로디를 통해 5년내 신뢰가능한 플랫폼을 만들어 화학합성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데 기여하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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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멜로디는 유럽연합(EU)의 ‘EU-멜로디’(EU MELLODDY)를 벤치마킹한 국가과제다. EU-멜로디에는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베링거인겔하임, 벨기에 얀센제약, 독일 머크(Merck KGaA), GSK, 노바티스 등 10개 빅파마가 참여했다. 4만여개의 생물검정(biological assays)과 2000만개가 넘는 저분자화합물 반응 데이터에서 연합학습이 구축됐다.
K-멜로디는 EU-멜로디를 모델로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고 제약바이오협회가 주관해 20여 기관과 병원, 제약사를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고 있다. 모달리티는 화학합성의약품에 제한해 진행한다.
에비드넷이 맡은 역할은 AI 연합학습을 철저한 보안 아래 원활히 운영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이다. 이 CTO는 “AI 모델을 만들려면 얼마나 질 좋은 데이터들을 모으느냐가 가장 중요하므로 병원·기관·제약사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했고 홍윤기 이사도 “데이터 보안에 대한 신뢰, 그리고 기존에 개별 회사들이 하던 AI 학습보다 좋은 데이터들을 추가로 학습한 연합학습이 확실히 성능이 좋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고 설득하는 것이 에비드넷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AI신약개발사가 아닌 에비드넷이 플랫폼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점이다. 에비드넷은 사업자 선정 이유가 다년간의 분산 데이터망 구축 경험, AI 연합학습 플랫폼 개발 경험에 있다고 설명했다. 에비드넷은 지난 2018년부터 60여곳의 병원 데이터를 분산 데이터망으로 구축해 ‘피더넷’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해 왔다.
홍 이사는 “7년간 피더넷을 운영하며 60여개 병원들과 연동돼 있는데 의료 데이터 보안관련 사고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고, 국립암센터와 함께 연합학습 플랫폼을 개발해 운영한 경험이 있다는 데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이 같은 경험을 보유한 회사는 국내에서 에비드넷이 유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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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연구·개발(R&D) 예산 규모가 작은 한국에서 K-멜로디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K-멜로디는 ADME·ToX 데이터를 우선 활용하는데, 이 과정은 신약개발 R&D 비용의 22%를 차지할 정도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임상 초기 단계에서 기술수출을 목표로 한다면 이 비용은 더 절대적인 비중이 된다. 이 때문에 K-멜로디는 직접적인 실험없이 실험값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국내 제약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홍 이사는 “국내 제약사들의 R&D 1년 예산을 전부 합쳐도 빅파마 한 곳의 R&D 1년 예산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한국 신약개발의 미래에 기여한다는 자세로 K-멜로디가 성공하고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과제 참여로 에비드넷의 사업영역도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이제까지 에비드넷은 병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에 대한 궁금증, 약이 더 잘 팔릴 수 있는 데이터를 분석해 제약사에 제공하는 사업을 해 왔지만, 앞으로는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ADME·ToX 데이터까지 사업영역을 넓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