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이번 주 미국 기업들이 본격적인 실적 발표를 시작한다. 전문가들은 지난 4분기 성적표를 통해 올해 미국 기업들과 증시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미국 경제를 견인해온 소매판매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도 이번 주 미 증시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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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내 기업들의 지난 4분기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매그니피센트7(M7.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엔비디아·테슬라·메타)라고 불리는 대형 기술주를 제외하면 나머지 기업의 실적은 더욱 미미할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유틸리티나 통신서비스 부문에선 40% 이상 이익이 늘 것으로 봤지만 에너지나 헬스케어·소재 부문은 20% 넘게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양극화는 올해 내내 계속돼 M7 이익은 지난해보다 46% 증가하는 반면 나머지 S&P 500 기업 이익은 7% 감소할 것이란 게 시장 컨센서스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부터 본격화하는 어닝시즌 성적표룰 보면 올해 기업 실적과 증시 움직임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퀸시 크로스비 LPL파이낸셜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4분기 실적이 2024년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아직 정책 당국이 원하는 수준까지 내려오지 않은 상황에선 (실적)가이던스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주엔 미국의 ‘금융 공룡’들인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가 잇달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예대 마진 감소 등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주당순이익(EPS)이 각각 3%, 1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7일 발표되는 소매판매도 이번 주 눈여겨 봐야 하는 또 다른 수치다. 미국 경제가 침체 위험에서 벗어나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지 내다볼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에선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가 한 달 전보다 0.3% 증가, 전달과 같은 오름폭을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소매판매 실적이 이보다 저조하게 나타난다면 미 경제의 회복력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 가능성이 크다. 이레네 턴켈 BCA리서치 수석 전략가는 “소비가 견고하다면 주식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가 더 강해지겠지만 취약점이 보인다면 그 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