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이 대만의 주미 대사 격인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대표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면담 등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차이잉원 대만 총통(왼쪽)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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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은 7일(현지시간) 샤오 대표를 ‘완고한 대만 독립 분자’로 칭하면서 “샤오 대표와 그 가족의 중국 본토, 홍콩 및 마카오 특별행정구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샤오 대표와 관련된 기업이 중국 조직, 개인과 협력하는 것을 금지하고 기타 필요한 모든 징계 조치를 취해 법에 따라 평생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중국의 조치가 대만에게는 큰 타격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법원이 대만에 관할권을 갖고 있지 않고 대만 고위 관리들이 중국을 방문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의 제재는 실질적인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을 방문한 차이 총통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5일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났다. 대만 총통과 미국 하원의장의 미국 내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과 하원의장의 만남에 중국은 크게 반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만나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라며 “누군가가 만약 중국이 대만 문제에서 타협하고 양보하기를 바란다면, 제 발등을 찍는 일이 될 뿐”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전날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을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 규정을 엄중하게 위반하고 중국 측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엄중하게 해쳤으며,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엄중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하며, 강렬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대만해협에 항공모함을 동원하며 무력시위에 나섰다. 일본 방위성과 대만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군 항공모함인 산둥함 전단은 전날 대만 동부 해안에서 370km 떨어진 해상에서 기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