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울서 팔린 주택 2채중 1채 '빌라'…아파트 추월해

서울 빌라 매매 비율 51% '역대 최고'
14개월째 아파트 추월…은평구·강북구·광진구↑
  • 등록 2022-02-10 오전 10:04:02

    수정 2022-02-10 오전 10:04:02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서울에서 매매된 주택 2건 가운데 1건은 빌라(다세대·연립주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서울 양천구 신정동 빌라 밀집 지역.
10일 한국부동산원 주택유형별 매매 통계(신고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서울의 빌라 매매 건수는 총 6만482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주택(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아파트) 매매 건수 12만6834건의 51.1%에 달한다.

2006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연간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로, 2020년(37.9%)보다 무려 13.2%포인트 증가했다.

서울 주택 매매 시장에서 빌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7.9%에서 지난해까지 7년 연속으로 증가세지만, 1년새 오름폭이 13%p를 넘은 것은 역대 최고 기록이다.

지역별로 은평구의 빌라 매매 비중이 69.4%로 가장 높았고 강북구(68.2%), 광진구(63.0%), 강서구(62.4%), 양천구(61.9%)도 비중이 60%를 넘겼다. 송파구(59.5%), 금천구(58.3%), 관악구(57.9%), 강동구(53.2%), 마포·동작구(각 52.8%), 중랑구(52.1%)도 지난해 전체 주택 매매 건수 중 절반 이상이 빌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비중은 39.2%에 그치며 처음으로 40% 아래로 떨어졌다. 부동산원이 집계한 정부 주택 매매 통계 기준으로 작년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4만9751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0% 급감했다.

통상 아파트 매매량은 빌라보다 월간 2∼3배까지 많았다. 빌라는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 탓에 빌라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최근 몇년새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대출 규제, 금리인상 등으로 지난해 매매건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비싼 아파트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라도 사자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부동산원 시세 통계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11억5147만원인데 비해 빌라 평균 매매가는 3억5284만원으로 아파트값의 3분의 1 수준이다. 또 시가 9억원을 넘지 않는 빌라의 경우 아파트와 달리 무주택자가 매수하면 별도의 전세자금 대출도 받을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 신규 취급되는 대출은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이 되기 때문에 대출을 받지 못해 집을 사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이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에서는 작년 1월부터 이달까지 14개월 연속으로 빌라 매매 건수가 아파트 매매 건수를 추월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서울 빌라 매매(계약일 기준)는 각각 2121건, 93건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아파트 매매건수는 776건, 29건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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