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새 구글 10%↑·페북 20%↓·…원인은 애플에 있다?

1분기 광고 매출 기대치, 구글 23%↑·페북 3~11%↑
애플, 새 개인정보보호 정책 도입 후 페북 '직격타'
자체 OS 보유한 구글은 상대적으로 피해 적어
"메타, 메타버스로 새로운 주도권 잡는 수밖에"
  • 등록 2022-02-04 오전 10:38:47

    수정 2022-02-04 오전 10:38:47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한 배를 탄 듯하던 미국 빅테크 주식이 운명이 엇갈렸다. 4분기 실적 발표를 기준으로 구글은 승승장구하고 있으나, 메타(페이스북)는 추락한 것이다. 두 회사의 명암을 가른 핵심 이유가 애플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구글·메타, 실적·전망 엇갈리면서 주가도 반대로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지난 1일(현지시간)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순이익 206억달러(약 31조원)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반면 2일 실적을 발표한 메타의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102억달러(12조원)를 기록했다.

특히 광고 부문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알파벳은 광고 매출이 33% 증가했지만, 페이스북은 20% 증가에 그쳤다. 애널리스트들은 알파벳이 올해 1분기 광고 부문에서 23% 성장률을 보일 거라고 예상했지만, 페이스북에 대해서는 3~11% 성장할 것으로 봤다.

이밖에 알파벳이 20대 1 비율로 주식분할 계획을 발표하고, 메타가 신사업인 메타버스(가상세계) 사업 부문에서 손실을 내고 있단 소식이 나오면서 두 기업의 주가 추이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3일 기준 지난 5일간 알파벳(클래스A)은 10.36% 상승했지만 메타는 19.57% 하락했다.



“광고 수익에 결정적인 애플이 주가 방향 갈라”

CNBC는 “5년간 동행했던 구글과 페이스북의 주가는 애플이 사생활 보호 정책을 바뀐 작년부터 갈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알파벳과 메타의 주가를 가른 가장 큰 원인이 애플의 사생활 보호 정책 변화 탓으로 본 것이다.

애플은 작년 4월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을 도입했다. ATT 정책의 골자는 앱에서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추적할 때 반드시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고객 데이터를 모아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고 있는 인터넷 기업들은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파이낸셜타임즈는(FT)는 작년 10월 말 광고기술업체인 로테임의 분석을 인용, 메타, 스탭, 트위터, 유튜브 등의 광고 사업이 ATT 도입 이후 6개월간 98억5000만달러(11조원)의 매출이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메타는 ATT 도입으로 인한 위험에 그대로 노출됐다. 자체 디바이스와 플랫폼이 없는 메타는 언제나 구글과 애플에 의지해야 하며, 광고주들은 맞춤형 광고가 더 이상 제공되지 않는 메타에 발길을 끊은 것이다. 데이브 웨너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애플의 사생활 보호 정책 변경에 따른 매출 손실액이 100억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작년 매출액의 8%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자체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보유한 알파벳은 애플의 ATT 정책 도입에도 비교적 피해가 적었다. 구글 홈페이지를 통해 검색되는 데이터로 사용자들의 취향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인지할 수도 있다. 알파벳은 또 매년 수십억달러를 들여 애플의 자체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에 구글 검색 엔진 쓰도록 하고 있다.

CNBC는 “마크 저커버크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현실 세계의 문제를 가상 세계로 풀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그가 원하는 건, 애플과 구글로부터 자유로워져서 메타만의 규칙을 세우는 것”이라고 전했다. 메타가 애플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선 새로 시작하는 메타버스 사업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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