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하면 책임질거냐"…여고생에 '콘돔' 판 편의점에 쫓아간 母

  • 등록 2021-09-23 오전 9:50:00

    수정 2021-09-23 오전 9:50:0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한 편의점 점주가 여고생에서 콘돔을 판매했다가 학생 어머니에게 항의를 받고 경찰에 신고까지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6일 온라인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나 편의점 점주인데, 이게 내 잘못인 거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다.

글쓴이 A씨는 “아까 어떤 여자한테 내가 초박형 콘돔 2개를 팔았는데 30분 있다가 애 엄마 같은 분이 와서 ‘애한테 콘돔을 팔면 어떻게 하느냐’며 소리를 다짜고짜 질렀다”고 말했다.

(사진=디시인사이드)
이에 A씨가 “경찰에 신고해도 상관은 없는데요. 콘돔은 의료품이라 미성년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고 답하자 학생의 어머니는 “당신이 우리 애 임신하면 책임질 거야? 내가 여기 다른 아이들 엄마한테 소문 다 낼 거야”라고 또 소리를 치며 결국 경찰까지 불렀다고 했다.

실제 법적으로 초박형 등 일반 콘돔은 성인용품이 아니기 때문에 미성년자도 구매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가 고시하는 ‘청소년 유해 약물·물건’에도 콘돔을 해당하지 않는다.

당시 현장에 도착한 경찰 역시 “현행법상 미성년자에게 콘돔 판매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학생 어머니에게 고지했지만 그는 “말도 안 된다”고 반박하며 경찰과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21일 A씨는 후기를 추가했다. 그는 “학생 어머니와 친척까지 찾아와 다시 난리를 폈다”며 “아주머니 2명이랑 아저씨 3명이 와서 ‘당신이 뭔데 애한테 콘돔을 파냐?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미혼모가 많아진다. 미성년자 임신 조장했네’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는 경찰에 직접 신고했고 “영업방해로 고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연은 접한 네티즌들은 “임신방지를 위해 콘돔 쓰는 건데 콘돔 사용해서 임신하면 어떡하느냐고 물으시면 어찌하오리까..”, “전쟁터 나간 군인한테 방탄복 왜 팔았냐고 따지는 꼴이다”, “임신방지하는 거지 임신하려고 콘돔 쓰나?”, “엄마가 성교육이 필요한 거지.딸이 현명하다. 판매한 사람은 죄가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여학생 가족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콘돔을 바라보는 사회 인식이 과거에 머무른 탓에 청소년들이 피임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 역시 우리 사회가 콘돔을 성인용품으로 바라보는 인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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