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돋보기]한국인 효능 입증 당뇨약 ‘제미글로’…올해 1000억 노린다

LG화학 9년간 R&D 집중해 개발한 당뇨약
국내 당뇨병 환자 대상 풍부한 임상 데이터 확보
복용 편의성 높인 복합제 출시로 차별화
매출 신기록 국산신약…올해 1000억원 목표
  • 등록 2019-02-02 오후 1:25:01

    수정 2019-02-02 오후 1:25:01

LG화학 제미글로(사진=LG화학)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LG화학(051910)의 ‘제미글로’(성분명 제미글립틴)는 몸 속에서 ‘인슐린’ 분비에 관여하는 호르몬 ‘인크레틴’의 생성을 방해하는 효소인 ‘디페비딜펩티다제-4’(DPP-4)를 억제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방식의 당뇨병 치료제입니다.

LG화학은 국내 최초의 당뇨병 치료제 신약 개발을 목표로 2003년부터 9년간 연구역량을 집중해 2012년 12월 제미글로를 출시했습니다.

‘DPP4 억제제’ 동양인에게 효과 우수

2013년 조영민·한서경 서울대병원 교수팀은 국제논문에 발표된 54개의 임상연구에 참여한 1만8328명의 당뇨병 환자 데이터를 재분석한 결과 ‘DPP-4 억제제’의 치료 효과가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에서 더 우수하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54개 임상연구를 동양인(13개)과 서양인(41개)으로 나눠 ‘DPP-4 억제제’를 사용했을 때 당화혈색소가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분석했습니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두세달 동안의 평균 혈당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입니다.

그 결과 서양인은 DPP-4 억제제 투여 후 당화혈색소 하락률이 평균 0.65%에 그친 반면 동양인은 평균 0.92%가 떨어진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또 DPP-4 억제제를 투여한 뒤 당화혈색소 수치가 7% 미만으로 조절되는 비율도 이 약을 쓰지 않은 당뇨환자들에 비해 동양인이 3.4배 가량 높았지만 서양인은 이런 비율이 1.9배에 머물렀습니다.

이 연구로 DPP-4 억제제의 효과가 서양인보다 동양인에게 더 강력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입니다.

국내 당뇨병 환자 대상 풍부한 임상 데이터 확보

DPP-4 억제제의 이 같은 효능을 기반으로 제미글로는 한국인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대규모 임상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습니다.

LG화학은 제미글로 개발을 위한 임상단계부터 제품 출시 이후 다양한 스터디를 진행하는데 1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습니다.

국내외 임상결과 제미글로는 혈당 조절작용이 우수하고 기존 당뇨병 치료제의 부작용인 체중증가와 저혈당 위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제품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실시한 임상 3상시험에서 단독요법으로 52주까지 우수한 혈당강하 효능을 보였을 뿐 아니라, 메트포르민만으로 충분한 혈당조절을 할 수 없는 환자에게도 메트포르민과 병용요법으로 치료시 경쟁제품 대비 빠르고 강력한 혈당강하 효능과 췌장 베타세포 기능개선 효능을 나타냈습니다.

또 경쟁품 대비 DPP-4 효소에 대한 선택성이 우수하고 하루에 한번 복용하기 적합한 반감기(17~21시간)와 함께 뇨배설과 간대사의 균형있는 약물소실기전이 특징입니다. 이에 따라 제미글로는 모든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식사유무에 관계없이 1일 1회 50㎎ 단일 용법으로 사용 가능해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신장장애를 동반한 당뇨병 환자 대상 제미글로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는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국내 중등도 또는 중증 신장애를 동반한 제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12주간의 스터디 결과, 당화혈색소(HbA1c)가 1.2% 감소했고 위약 대비 뛰어난 혈당감소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또 단백뇨를 유효성 평가 변수로 설정해 제미글로의 신장 보호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이처럼 LG화학은 제미글로의 효과와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해 국내 및 해외 당뇨병 환자 1만여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임상데이터를 확보했습니다.

복용 편의성 높인 복합제 출시

제미글로는 복합제 출시로 복용편의성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제미글로에 또 다른 당뇨병 치료 기전 약물인 ‘메트포르민’을 합친 ‘제미메트SR’은 LG화학만의 결정화 기술을 통해 기존 메트포르민 서방정 대비 크기를 약 15% 줄여 환자들이 부담 없이 약물을 복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2017년엔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인 로수바스타틴 복합제 ‘제미로우’를 출시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했습니다. 제미로우는 저렴한 약가와 하루 한 알 복용만으로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합니다.

지난해 855억원 처방 기록, 국산 신약 최대 매출

제미글로는 2013년 출시 당시 연 매출 57억원(원외처방 실적)을 시작으로 2016년 국산 신약 최초로 연 매출 500억원을 돌파한 블록버스터 국산 신약입니다. 출시 5년 만인 지난해엔 매출이 15배 오르며 85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약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DPP-4억제제 시장에서 100명 중 17명이 제미글로를 복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LG화학은 올해에는 1000억원 처방 기록을 목표로 마케팅 활동을 적극 펼쳐나갈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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