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m 백두대간 수묵화 '누워서' 감상한다

'백두대간 와유' 특별전
문봉선 대작 '강산여화' 선보여
신경준 '산경표'·신영복 '금강산 사색' 글 10선
임흥빈·박채성 등 백두대간 실경 사진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서 5월29일까지
  • 등록 2016-04-03 오후 2:19:47

    수정 2016-04-03 오후 2:19:47

문봉선의 150m ‘강산여화’ 중 위에서부터 지리산, 속리산, 금강산 구간(사진=서울디자인재단).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한지에 수묵으로 그린 백두대간의 장쾌한 정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오는 5월 29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내 디자인둘레길에서 ‘백두대간 와유’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홍익대 미대 교수인 문봉선 작가의 ‘강산여화’(江山如畵)를 비롯해 신경준의 ‘산경표’, 신영복의 ‘금강산 사색’ 등 산과 관련한 글 10선, 임흥빈·박채성 등 산악사진가 10명이 내놓은 백두대간 실경 사진 10선 등을 전시한다.

특히 문 작가의 ‘강산여화’는 이번 전시의 가장 중심이 되는 작품으로 폭 1m, 길이 150m짜리 두루마리 한지에 백두산 천지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한반도 등뼈인 백두대간의 풍경을 담았다.

문 화백은 이를 위해 3년간 백두대간 구간을 직접 종주하면서 백두산 천지부터 지리산 천왕봉까지 백두대간의 흐름을 유장하게 담았다. 여기에 물을 최대한 적게 써 붓끝의 거친 맛을 살려낸 기법인 ‘초묵법’을 창안해 높은 봉우리와 깊은 계곡을 아름답고 힘차게 표현했다. 이외에도 산을 오르는 등산객·상춘객·강가에 고기 잡는 사람 등을 작품 중간중간 섬세하게 표현해 백두대간의 매력을 더 했다.

소설가 김훈은 ‘강산여화’에 대해 “장강대하의 화폭에서 신생(新生)하는 산하의 음악을 듣는다”며 “강산은 다가와서 우뚝하고, 물러나서 아득하다. 강산은 일어서고 엎드리고, 나타나고 숨고, 출렁이고 잦아들면서 골세(骨勢)와 육질을 드러낸다”고 평했다.

전시 제목인 ‘와유’(臥遊)는 중국 남북조시대 송나라 화가 송병(375~433)이 나이가 들어 집 안에 그림을 걸어놓은 채로 누워서 감상했다는 것에서 유래한다. 서울디자인재단은 “가구 디자이너 하지훈이 우리나라 산과 계곡을 본떠 만든 구릉모양의 의자를 곳곳에 비치해 ‘와유’ 관람이 가능토록 했다”며 “DDP에서 가장 긴 전시관인 디자인둘레길(533m) 일부 공간에서 이 수묵화를 옛 감상방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기간 동안 총 4회에 걸쳐 ‘백두대간에 부는 바람’이라는 토크행사를 통해 우리나라 골격을 이루는 백두대간에 대해 작가와 시민이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DDP 홈페이지(www.ddp.or.kr)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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