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마닐라타임스 등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야당인 자유당 소속 상원의원인 베니뇨 아키노는 선거운동기간이 만료된 지난 8일까지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40%를 웃도는 지지율로 부동의 1위를 지켰다. 베니뇨는 “현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대통령 집권 9년간 제기된 부패의혹들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부패척결과 경제정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아버지 베니뇨 아키노 주니어가 1983년 암살당하고 어머니가 민주화 운동을 거쳐 대통령을 지낸 격변의 세월 동안 베니뇨 아키노는 정치와 멀리 떨어져 지냈다. 나이키 지사와 설탕가공회사 등에서 일하던 그는 90년대 후반에야 정계에 나왔다. 98년 하원에 진출했고 2006년에는 어머니가 이끌던 자유당의 부당수가 됐다. 이듬해에는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지난해 9월 아키노 전 대통령이 타계하자 당내 요청을 받아들여 대권 도전 선언을 했고, ‘노이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정권교체와 개혁을 내세운 그는 어머니를 연상케하는 노란 티셔츠를 입고 다니며 광범한 계층의 호응을 얻었다.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아로요는 대선 대신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 차기 총리를 노리고 있다. 옛 독재자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80)도 하원의원 후보로 나왔다. 9일 중부 파나이섬에서는 무장괴한과 경찰 간 총격전으로 5명이 숨졌다. 무슬림 자치지역인 술루 등지의 투표소 부근에는 반군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군대가 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