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10일 대선… 아키노 유력

코라손 전 대통령 아들로 자유당 당수
정직·깨끗한 이미지로 지지율 40%대
  • 등록 2010-05-10 오전 11:09:55

    수정 2010-05-10 오전 11:09:55

[경향닷컴 제공] 필리핀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가 10일 실시된다. 민주화의 상징인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아들 베니뇨 ‘노이노이’ 아키노 3세(50)가 이변이 없는 한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곳곳에서 폭력사태가 일어나는 등 선거정국을 둘러싼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9일 마닐라타임스 등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야당인 자유당 소속 상원의원인 베니뇨 아키노는 선거운동기간이 만료된 지난 8일까지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40%를 웃도는 지지율로 부동의 1위를 지켰다. 베니뇨는 “현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대통령 집권 9년간 제기된 부패의혹들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부패척결과 경제정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아버지 베니뇨 아키노 주니어가 1983년 암살당하고 어머니가 민주화 운동을 거쳐 대통령을 지낸 격변의 세월 동안 베니뇨 아키노는 정치와 멀리 떨어져 지냈다. 나이키 지사와 설탕가공회사 등에서 일하던 그는 90년대 후반에야 정계에 나왔다. 98년 하원에 진출했고 2006년에는 어머니가 이끌던 자유당의 부당수가 됐다. 이듬해에는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지난해 9월 아키노 전 대통령이 타계하자 당내 요청을 받아들여 대권 도전 선언을 했고, ‘노이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정권교체와 개혁을 내세운 그는 어머니를 연상케하는 노란 티셔츠를 입고 다니며 광범한 계층의 호응을 얻었다.

2001년 부패 때문에 쫓겨난 조셉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과 사업가 출신인 마니 비야르 상원의원이 뒤를 쫓고 있지만 둘 다 지지율이 20% 안팎이다. 인기 없는 연립여당의 길베르토 테오도로 후보는 10% 이하에 머물고 있어, 베니뇨 아키노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된다. 하지만 비판적으로 보는 이도 적지 않다. 베니뇨 아키노는 연설도 미숙하고 이렇다 할 경력도 없으며 의원이 된 뒤 중요한 법안을 내놓은 적도 없다.

그의 집안이나 아로요 현 대통령 집안 모두 대지주 가문이다. 베니뇨 아키노가 집권하면 족벌정치가 더욱 연장되는 셈이다. 자수성가형인 에스트라다와 비야르는 “특권층인 그가 어떻게 경제정의를 실현하겠느냐”고 비판한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것도 이색적으로 비치고 있다. 그럼에도 인기가 높은 것은 깨끗하고 정직한 이미지 때문이다. 권력자의 가족이었지만 그 흔한 부패 스캔들 하나 없었다는 점이 국민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아로요는 대선 대신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 차기 총리를 노리고 있다. 옛 독재자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80)도 하원의원 후보로 나왔다. 9일 중부 파나이섬에서는 무장괴한과 경찰 간 총격전으로 5명이 숨졌다. 무슬림 자치지역인 술루 등지의 투표소 부근에는 반군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군대가 배치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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