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춘동기자] 종합부동산세 도입을 놓고 국회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8일 오전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이 대표발의한 종합부동산세법안을 놓고 공청회를 가졌다.
종합부동산세 도입에 찬성하는 패널들은 종부세가 보유세의 형평성을 제고하는 것은 물론 부동산 투기억제와 집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보유세 수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반면 반대측은 지방분권의 원리에도 맞지 않고, 이중과세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나친 세부담 증가로 인해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김정훈 한국조세연구원 재정연구실장과 최영태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소장, 이윤원 동아대학교 교수, 김경환 서강대학교 교수, 송쌍종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이택규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사무국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세부담 형평성 제고..집값안정에도 기여
김정훈 한국조세연구원 재정연구실장은 "정부의 보유세제 개편내용은 누진도 완화와 수평적 형평성 제고, 조세수출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또 "지자체가 재분배와 투기억제 기능에 얽매이지 않고, 보유세를 통한 재원확충을 원활히 수행토록 하기위해서는 중앙과 지방간 보유세의 기능 분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최영태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소장 역시 "시가 또는 시가에 근접한 국세청 기준시가(토지인 경우 공시지가)를 과세표준으로 정해 부동산 가격에 상응하는 세금을 부담하게 한다는 개편방향은 조세 형평성면에서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개편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납세자들이 이해하고 예측가능한 과표체계 구축에 반대되는 적용율 제도는 폐지돼야 한다"며 "2008년까지 보유세 실효세율을 2003년 기준으로 2배이상 높이겠다는 `보유세 강화` 정책방향에 비추어볼 때도 정부안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윤원 동아대학교 교수는 "보유세 개편안이 시행되면 일부 고액의 부동산 소유자들은 세금이 늘어나겠지만 전 국민의 60~70%는 재산세 부담이 낮아지고, 부동산 투기억제와 집값도 안정돼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찬성표를 던졌다.
이어 "이중과세란 지적이 있는데 시ㆍ군ㆍ구에서 1차 과세된 부분은 전액 공제를 하기 때문에 이중과세가 아니다"라며 "수도권의 부동산 값은 정부투자에 의한 도로, 교통, 공공시설 등에 따른 것인데 단지 청소나 도로정비 등을 담당하는 지자체가 보유세를 독점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급격한 세부담 증가..지방분권에도 역행
반면 김경환 서강대학교 교수는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은 지자체와 여론 수렴 노력이 미흡했다"며 "납세자에 대한 설득 노력과 정보제공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합부동산세는 조세 형평성이 낮고 지방분권의 원리에도 맞지 않는다"며 "종합부동산세를 통해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정책목표는 실현가능성이 낮은 반면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도입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굳이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한다면 합산범위를 토지로 최소화하고 건물은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종합부동산세를 국세로 하기 보다는 광역자치단체가 징수하는 시도세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쌍종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부동산 보유세를 더 내도록 해 조세형평을 기하고 투기억제 등의 정책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것을 반드시 국세로 과세해야한다는 논리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나친 세부담에 따른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도 무시하기 어려운 만큼 굳이 무리한 입법을 추진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며 "기업 특히 중견기업들의 세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준비기간도 충분히 못해 졸속입법의 우려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택규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사무국장은 "종합부동산세는 내년부터 당장 시행이 불가능한 낭비적 세제로 지방의 살림을 더 어렵게 하고, 지역간 재정격차 해소에도 전혀 도움이 안된다"며 "조세형평에도 위배되며, 명백한 이중과세로 위헌소지도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