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가 뜬다]`건강한 물`…오리온 제주용암수가 다크호스인 이유

오리온제주용암수 제주공장 찾아[르포]
해안선에서 1.5km 떨어진 용암해수산업단지 한편
바다 연결된 파이프관 없이 육지 지하 150m서 퍼올려
130m에 달하는 생산라인, 年 2.5억병 생산 가능
"MZ, 건강한 물 찾아..용암해수칼슘 제과 접목"
  • 등록 2024-12-15 오후 4:00:00

    수정 2024-12-15 오후 6:59:33

[제주=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제주도 용암해수`니까 바닷속에서 끌어온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바다가 아니라 여기 육지에서 지하 150m 이상 깊은 곳에서 길어올려요.”

오리온제주용암수 공장 전경 (사진=오리온)
지난 12일 제주공항에서 승용차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제주시 구좌읍 일주동로 1만4985㎡(4533평) 규모의 오리온제주용암수 제조공장. 공장은 제주도 동북쪽 해안선에서 1.5Km 떨어진 용암해수산업단지 한편에 자리했지만, 바다에서 오리온제주용암수 공장까지 연결한 긴 파이프 관 따위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초코파이(제과)로 유명한 오리온은 지난 2019년 미네랄이 풍부한 제주 용암해수를 사용해 만든 ‘닥터유 제주용암수’로 음료시장에 뛰어들었다. 용암해수는 제주도가 화산활동으로 탄생해 육지로 솟아오른 40만년전쯤 바닷물이 화산암반층(현무암)을 통과해 제주도 ‘육지’ 지하로 스며든 물이다. 바다와 땅의 미네랄을 머금었을 뿐만 아니라 자연 필터인 현무암을 거쳐 유기물과 병원균이 거의 없는 만큼 ‘건강한 물’을 만들 최적의 수원지라는 게 오리온측 설명이다.

제주 오리온제주용암수 공장 내부 (사진=노희준 기자)
공장에서 만난 현종훈 오리온제주용암수 대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마시기 좋은 물보다 건강한 물을 찾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판매되는 물은 주로 연수로 맛이 깔끔해 마시기는 좋지만 칼슘이나 마그네슘이 거의 없는 반면 제주용암수는 경수로 미네랄이 풍부해 무겁게 느껴지지만 건강에 좋다”고 했다. 미네랄은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과 함께 5대 필수영양소 중 하나로 자동차 점화플러그처럼 다른 영양소가 기능하는 것을 돕는 촉매제로 통한다.

오리온제주용암수는 연수 중심의 기존 생수시장과 다른 경수다. 물은 1ℓ에 녹아있는 칼슘과 마그네슘 함량이 높을수록 연수(0~75)에서 적당한 경수(75~150), 경수(150~300), 강한 경수(300 이상)로 구분된다. 국내 점유율 1위인 삼다수(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대표적 경수며 수입 제품인 ‘에비앙’(롯데칠성(005300)음료)은 경도 306.6mg/ℓ로 강한 경수에 속한다. 오리온 닥터유 제주용암수는 경도 200mg/ℓ의 경수다. 통상 칼슘은 단맛, 마그네슘은 쓴맛으로 인식돼 마그네슘이 높은 물은 맛이 무겁게 느껴지고 반대면 청량감이 좋다고 평가된다.

제주 오리온제주용암수 공장 내부 (사진=노희준 기자)
닥터유 제주용암수 원료인 용암해수도 바닷물이라 염분은 제거돼야 한다. 염분을 없앤 정제수에 오리온의 독자적인 기술 노하우로 용암해수에서 별도로 분리한 칼슘, 마그네슘을 황금비율로 섞은 뒤 알칼리화를 거치면 최종 제품이 된다. 한 대표는 “미네랄을 합성으로 만들어 정제수에 타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같은 용암해수에서 분리했다가 물리적으로 다시 섞기 때문에 미네랄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핵심 기술인 용암해수에서 칼슘과 마그네슘을 분리하는 과정을 자세히 볼 수는 없었다. 커다란 은색의 가마솥 안에서 빚어지는 과정인 데다 오리온만의 영업 비밀이기에 솥과 복잡하게 연결된 외부 관만이 눈에 들어왔다. 오리온은 대신 고온의 열과 압력으로 제품을 담을 페트병을 만들고 여기에 라벨을 붙여 알칼리수를 병입한 뒤 포장하는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했다.

현종훈 오리온제주용암수 대표 (사진=오리온)
오리온제주용암수 공장은 현재 생산라인이 1개 구축돼 있다. 생산라인 1개 길이는 총 130m에 달한다. 1개 생산라인을 돌리면 1초에 330㎖ 제주용암수 제품 15병이 생산된다. 1분이면 900병, 하루에 100만병, 1년이면 2억5000만병을 쏟아낼 수 있는 생산능력(케파)이다. 130m의 생산라인이지만 관리하는 인원은 6명뿐이다.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이다. 그럼에도 깐깐한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검사항목은 104개에 달했다. 일반 생수를 규율하는 ‘먹는물 관리법’에서 요구하는 품질검사 항목 52개의 2배 수준이다.

오리온은 용암해수를 이용한 사업 다각화에도 나선다. 제조 과정에서 용암해수를 농축·분리해 칼슘을 별도로 추출하는 데 성공해 이를 향후 다양한 식품원료 생산에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현 대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용암해수칼슘을 새로운 식품원료로 인정받았는데 다른 칼슘보다 용해도가 높아 인체 흡수율이 높다”며 “내년부터 용암해수칼슘을 첨가한 제과와 음료 제품 개발에 나선다”고 했다. 오리온은 용암해수에서 칼슘뿐만 아니라 마그네슘, 칼륨 등 여타 미네랄 원료화를 확대해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제약원료 시장까지 진출할 구상이다.

제주 오리온제주용암수 공장 내부 (사진=노희준 기자)
(사진=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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