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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유 모씨는 3일 정부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한 달 연장 소식을 듣고 이처럼 토로했다.
그는 “오후 9시로 당겼다가 확진자가 줄지 않자 결국 다시 푼 게 아니냐”며 “지난 2주간 공친 저녁 장사는 누구한테 하소연해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정부가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를 또 다시 연장하자 자영업자들이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영업제한 시간을 오후 9시에서 10시로 한 시간 연장한 데 대해서는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근본적인 방역조치 전환 없이는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민생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 드리도록 방역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자 한다”며 “수도권 등 4단계 지역의 식당·카페는 영업시간을 밤 9시에서 10시로 환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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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추석 연휴에는 최대 8명까지 가족 모임이 허용된다. 김 총리는 “추석을 포함해 1주일간은 접종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까지 가정 내의 가족 모임을 허용하기로 했다”며 “가급적 최소 인원만, 백신 접종 또는 진단 검사를 받은 후에 고향을 방문해달라”고 당부했다.
자영업자들은 이 같은 정부의 방역지침에 “더는 실망할 힘도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서울 용산구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오후 9시 제한 때보다 맥주 한 두 잔은 더 팔 수 있겠다”면서도 “영업시간이나 인원 제한으로 자영업자를 괴롭히지 말고 ‘위드(with) 코로나’를 시행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방역 효과가 갈수록 줄어드는 만큼 경제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코로나19 공존 시대에 대한 소상공인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3%는 현재 방역체계가 지속하면 휴·폐업을 고민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들은 지난 2일 연 코로나19 방역체계 개편 촉구 기자회견에서 “방역과 경제는 양자택일 대상이 아니며, 코로나19와 공존은 불가피하다”며 “정부와 국회는 소상공인·자영업자 희생에만 의존하는 현재의 방역체계 대신 업종별·단계별로 정상적 경제활동을 허용하는 방역체계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