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한국이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내건 현수막 ‘범 내려온다’에 대해 일부 일본 언론이 문제를 삼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 선수촌 외벽에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는 대형 현수막을 걸어드리고 싶다”고 응수했다.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고자 전 세계에 한국 홍보 활동을 해 온 서 교수는 21일 페이스북에 “지은 죄가 있으면 자연히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 지금 현재의 일본 정부, 언론, 우익을 일컫는 말”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도쿄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현수막 ‘범 내려온다’에 대해 ‘반일’ 프레임을 씌웠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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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서 교수는 “어제(20일) ‘도쿄스포츠’에서는 ‘한국의 새로운 선수촌 현수막(범 내려온다)도 반일 논쟁을 야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며 일본 국내의 반응을 실었다”며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가토 기요마사에게 지시한 호랑이 사냥을 암시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독도도 그려져 있어 한국 영토라는 주장에 성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조선 호랑이를 전멸시킨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과도 관계가 있다’고 덧붙이며, 반일 정서가 깔린 현수막이라는 주장을 또 펼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번 ‘이순신 현수막’에 이어 일본 언론과 우익은 계속해서 트집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이순신 장군 영정 앞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일본 우익과 언론은 이 사진을 제일 두려워할 것”이라고도 했다.
| 사진=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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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는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 현수막 문구와 함께 ‘임진왜란’이란 ‘침략의 역사’가 세계인들에게 또 회자되는 게 두려웠나 보다”라며 “호랑이 그림 하나에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를 또 들먹이며 딴지를 거는 건 ‘전범국’이라는 이미지를 세계인들에게 또 각인시킬까 겁이 났다 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 선수단이 묵고 있는 올림픽 선수촌 건너편에 욱일기를 단 우익 단체의 차량이 계속해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림픽 기간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을 막겠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약속을 받고 이순신 장군의 글에 빗댄 응원문구를 내렸지만, 우리 선수단을 겨냥한 혐한 발언은 닷새째 이어졌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날 오전 7시께 확성기를 단 차량이 선수촌 앞을 오가며 우리나라를 비난하는 말을 쏟아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