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부친 “팀닥터, 딸 심리치료 중 충격적인 말 했다”

최숙현 선수 父, ‘뉴스쇼’ 출연 “가혹행위 관련 증언 수집”
“팀닥터, 숙현이 극한상황까지 몰고갈 수 있다고 해”
  • 등록 2020-07-06 오전 9:20:55

    수정 2020-07-07 오전 8:05:41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전 소속팀 감독과 팀닥터에게 가혹행위를 당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인 고(故) 최숙현(23) 선수의 아버지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故) 최숙현 선수가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사진=이용 의원실 제공)
최숙현 선수 아버지 최영희 씨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가혹행위를 많이 당했다고 하는 주변의 증언을 들었다”며 “그때 만난 지도자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그 감독이다. 그때부터 조금씩 지도를 받은 걸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딸 최 선수를 향한 괴롭힘이 있었다는 주변의 증언과 제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자 선배가 남자 후배한테 직접 때리라고 지시해서 그 후배가 숙현이 동료를 각목으로 피멍이 들 정도로 때린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숙현이도 밀대 자루로 피멍이 들도록 맞았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며 “(남자 후배를 시킨 선수는) 이번에 가해자로 지목된 두 선수 중 한 명”이라고 덧붙였다.

최씨는 또 일본 대회에 참석했을 당시 심한 폭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대회를 갔는데 애(최 선수)가 하도 배가 고파서 완주를 못하고 숙소에 돌아온 뒤 음료수를 하나 사 먹었는데 그걸 감독이 본 것 같다. 그래서 현지인들이 있는 데서 엄청나게 맞았다더라. (폭행 장면을 본) 현지인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그렇게 심하게 맞았다고 얘기를 하더라”고 했다.

이어 팀닥터와 관련한 충격적인 증언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팀닥터가 숙현이 심리치료를 한 적이 있다”며 “팀닥터가 다른 남자 동료들한테 ‘쟤는 내가 심리치료를 해서 극한 상황까지 몰고 가서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 수 있다’라는 식으로 들은 동료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팀닥터가) 의사 면허, 물리치료사 자격도 없으니까 그런 소리를 했을 것이다. 선수 부모들끼리는 ‘쟤 돌팔이 아니냐’ 의심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통상 팀닥터는 운동 경기에서 선수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진을 지칭한다. 하지만 지난 3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팀닥터는 의사 면허는 물론 의료와 관련된 다른 면허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지인들과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후 오전 부산의 숙소에서 몸을 던져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 선수는 생전에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 선배 등으로부터 가혹행위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4월 경주시청 소속 선수 및 관계자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당했다고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이와 관련 6일 오전 10시 국회 소통관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과 팀닥터라고 불린 치료사, 선배 선수가 최 선수에게 가혹 행위를 한 모습을 봤거나, 직접 피해를 본 추가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연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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