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내로 잠입한 바이러스를 잡아내고 치료하는 백신 본연의 기능에서부터, 외부의 침입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방화벽, 특정 콘텐츠나 스팸 메일 등을 걸러주는 필터링 기능까지 보안 시장은 연일 확장에 확장을 거듭하는 중이다.
넥스지는 현재 VPN(가상사설망) 분야에서 1위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통합보안 전문기업이다. 넥스지는 최근 30억원을 들여 기가급의 고성능 UTM(통합위험관리) 신제품을 출시했다. 통합보안솔루션인 `VForce UTM`과 네트워크의 효율적인 운영 및 관리를 위한 `VForce NPC 104` 제품이 그것.
VForce UTM은 넥스지 기술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통합보안솔루션으로, 방화벽과 IPS(침입방지시스템), VPN, 안티바이러스, 안티스팸 등 필수적인 보안 기능을 통합한 기가급의 고성능 제품이다. 넥스지는 이와 관련, 신제품 발표회도 가졌다.
◇ "넥스지의 UTM이 진정한 UTM"
주갑수 넥스지 대표(사진)는 "기존 제품들은 방화벽이나 IPS 등의 보안업체들이 자기네 제품에 안티 바이러스와 스팸 필터링 등의 기능을 머지해서(합쳐서) 출시하는 그런 형태였는데, 성능이 저하되서 실제 고객사에서 쓰기에 무리인 것들이 많았다"며 "UTM의 기능을 모두 수용하면서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이번 개발 과정의 목표였다"라고 설명했다.
넥스지는 새로운 UTM 장비를 지난 2005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했다. 기존 하드웨어 플랫폼으론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UTM 전용 프로세서를 채택해 새로운 플랫폼으로 갈아탄 것. 개발기간이 다소 오래 걸리긴 했지만 주 대표는 출시된 제품에 만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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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업체들이 그동안 UTM 시장을 키우지 못했다. 특히 다른 회사들이 UTM이라고 출시는 했는데 이게 구색만 갖춘 그런 제품이었다. 외산 벤더들이 UTM 장비를 출시하니까 국산 밴더들도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식이었다"는 설명이다.
UTM 시장은 넥스지의 주력이었던 기존의 VPN 시장에 비해 다섯 배 정도 크다. 넥스지는 내년부터 매출의 3분의 1 가량을 이 UTM을 통해 올릴 계획이다. 향후 보안 업계를 대표해 UTM 시장을 이끌어가는 입장이 될 것이란 기대다.
◇ "5년 안에 안철수 따라 잡지 않을까"
현재의 연구소장, 영업이사 등도 같은 회사에 있었다. 그러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넥스지를 설립, 중소기업 위주의 VPN 서비스 위주로 사업을 시작했다. 2003년이 지나면서 넥스지는 VPN 솔루션 공급업체로 탈바꿈했고, 2006년 이후 VPN 업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엔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했다.
주 대표는 "비결은 사업구조에 있다 봐야할 것 같다"며 "우린 처음부터 서비스 위주로 시작했다. 다른 기업들은 프로젝트를 위주로 매출을 일으키는 형태였지만 우린 반 이상이 서비스 매출이어서 매출 안정성 면에서 나은 편이었다. 프로젝트 유무에 따라 휘둘리지 않아도 됐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2006년부터 VPN 시장 자체가 정체되면서, 제품 교체 시장으로 바뀐 것도 영향을 미쳤다. 매년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한 것도 영속성을 갖게 된 이유다.
주 대표는 향후 5년간 새로 출시한 UTM 제품에 집중할 계획이다. 단순 장비판매가 아니라 UTM이 갖는 각종 보안기능들을 이용해 서비스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VPN과 방화벽에 IPS, 안티 바이러스, 콘텐츠 필터, 스팸 메일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UTM 서비스 가입자를 늘려가고, 이를 통해 초기 VPN의 관제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구상이다.
넥스지는 이와 별도로 2005년 이후 전담인력을 뽑아가며 공을 들인 해외시장 개척의 노력이 조만간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VPN 서비스 매출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는 중이다.
주 대표는 "보안 시장의 미래라 할 만한 UTM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보안 기업 중에선 가장 잘 나가야 할 것"이라며 "안철수연구소가 시총 1000억원 정도 가는데 향후 5년 안에 앞질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향후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