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 박 부회장을 현대모비스에서 다시 불러들여 조직을 추스리고 본격적인 내부시스템을 개혁하는 중책을 맡겼다.
◇MK '측근 중 측근'..위기극복 해결사
정 회장이 특별히 박 부회장을 다시 불러들인 데에는 박 부회장만큼 믿고 일을 맡길 만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그룹 재무통의 대부격인 박 부회장은 정 회장과 함께 현대자동차써비스와 현대정공 설립해 지금의 현대차그룹의 바닥을 다졌다. 그만큼 정 회장과는 산전수전 다 겪은 측근중의 측근이다.
정 회장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기획총괄을 맡겨, 그룹의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정 회장이 구상하는 시스템경영 구축도 차질없이 밀어붙이겠다는 포석이다.
◇시스템경영 밑그림..박 부회장 행보에 촉각
하지만 변화의 조짐도 있다. 특히 박 부회장에서 현대차의 시스템경영 구축에 대한 책임이 맡겨진만큼 조만간 전사적인 개편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몽구 회장도 최근 공식석상에서 '시스템경영'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시스템 경영의 확립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투명성과 신뢰성을 기반으로 수익성 향상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회장은 "각 부문은 고객 만족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문 능력을 키워야 하고, 본사 부문은 전세계 사업장을 총괄하며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기획총괄의 역할에 힘을 실어줬다.
현대차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박 부회장은 정 회장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데다 그룹내에서도 직원들의 존경도 받고 있는 인물"이라며 "위기극복을 위해 박 부회장이 어떤 행보에 나설 것인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