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국내 ‘올인원’ 로봇청소기 시장 공략에 나선다. 중국 로보락이 승승장구하며 에코백스, 드리미 등 타 중국 브랜드 인기까지 견인하자 안방 수성에 나선 셈이다. 다소 뒤늦은 신제품 출시로 3년째 1위를 유지하는 중국 제품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지만 중국 브랜드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히는 ‘보안’ 문제를 보완하며 소비자를 공략할 방침이다.
| LG전자가 출시하는 ‘올인원’ 로봇청소기 ‘LG 로보킹 AI 올인원’.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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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신제품 ‘LG 로보킹 AI 올인원’을 출고가 199만~219만원으로 출시했다. 고객이 청소 시작 버튼을 누르거나 예약 설정을 하면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부터 물걸레 세척, 건조까지 한 번에 알아서 마치는 ‘올프리(All-Free) 솔루션’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로보락과 에코백스의 신제품 출시에 맞춰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을 내놨다.
현재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로보락이 잠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로보락의 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은 46.5%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35.5%에 비해 1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가격대 150만원 이상 로봇청소기 시장 내 점유율은 올 상반기 65.7%로 더 높았다. 에코백스, 드리미, 나르왈 등 중국 브랜드를 모두 합치면 시장점유율은 80%에 달한다.
로보락이 일찌감치 한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물걸레 기능을 넣은 ‘올인원’ 로봇청소기 출시였다. 물걸레 문화가 있는 한국에서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를 하나의 가전에서 수행하는 건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당시 국내 가전기업들은 냄새 등을 이유로 로봇청소기에 물걸레 기능을 탑재하지 않았다. 로보락 신제품 S8 맥스V 울트라의 출고가가 삼성·LG와 비슷한 184만원의 고가로 측정됐음에도 국내 고객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다.
| 해킹된 에코백스 장치를 통해 본 강아지.(사진=연구원 데니스 기즈와 브래일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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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뛰어든 국내 가전업계가 중국 제품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은 바로 ‘보안’이다. 로봇청소기의 경우 내장 카메라가 있어 어떤 가전제품보다도 보안이 중요하다. 해킹될 경우 홈캠, 월패드와 같이 집안 내부가 고스란히 유출되고 집 주소까지 노출될 수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의 컴퓨터 보안 콘퍼런스이자 해킹 대회인 ‘데프콘’에서 에코백스의 로봇청소기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에코백스 제품에서 최대 130m 떨어져서 블루투스로 로봇을 해킹하면 원격으로 마이크와 카메라를 제어할 수 있다. 해당 보안 취약점은 여전히 수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자체 보안 플랫폼 ‘녹스’(Knox)를 활용해 녹화 영상을 24시간만 보관하고 파기한다. 녹스는 스마트폰에 사용하기 위해 만든 모바일 보안 플랫폼이지만 기술을 정교하게 발전시켜 TV, 가전까지 적용하도록 했다. LG전자는 최고 수준의 보안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신제품에 LG 표준 보안개발 프로세스(LG SDL)를 적용했다. 데이터는 암호화 처리되고 외부의 불법적인 유출 등으로부터 철저히 방어한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업계의 보안 수준은 평균 이상”이라며 “아직 중국 가전의 보안 문제가 대두되진 않았지만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개념 수준이 국내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인공지능(AI) 가전이 더욱 발전하면서 보안 문제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