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에 지방이 쌓이면 유해물질 배출 기능이 떨어지고, 체내 염증을 유발한다. 염증이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몸의 면역력을 낮추고, 치주질환을 비롯해 구강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성별에 따라 복부비만이 치주질환 발병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복부비만, 여성에게 더 치명적…치주질환 발병 확률 2.78배 높아
복부비만은 남성보다 여성의 치아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희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신승일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복부비만이 있는 여성에게 치주질환이 발병할 확률이 정상인 경우보다 2.78배 높게 나타났다. 복부지방에서 여성호르몬이 일정량 만들어지는데, 복부에 살이 찌면 호르몬이 과다 생성될 수 있다. 여성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해 잇몸 혈관을 확장시키고, 세균이 쌓여 만들어지는 치태와 치석이 소량만 생겨도 잇몸이 쉽게 붓고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더욱이 갱년기를 겪는 중년 여성은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체중이 증가하고 복부에 지방이 축적되기 쉽다. 이때 체내 수분이 줄어들면서 구강이 쉽게 건조해져 치주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치주질환은 신경이 손상될 정도로 악화하기 전 자각증세가 없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각 증상이 느껴지지 않는 초기 치주질환은 스케일링으로 간단하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염증이 잇몸뼈까지 진행된 경우 보다 심도있는 치료가 필요하다. 치아뿌리 표면에 세균이 쌓이지 않도록 매끄럽게 하는 치근활택술과 잇몸 내부 염증 조직을 제거하는 치주소파술 등이 있다.
박대윤 유디두암치과의원 원장은 “복부비만이 있으면 당뇨·고혈압 등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는데, 치주질환이 중증으로 진행되어 치아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잇몸 상태를 체크하고,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비만할수록 빠르게 진행되는 치주질환, 정기검진·파노라마 촬영으로 조기 발견 중요
박대윤 원장은 “치주질환이 잇몸 깊이 진행된 경우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파노라마(엑스레이)로 치아 뿌리와 턱관절을 정밀하게 살펴보면 발견이 가능하다”며 “치아에 문제가 없어도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촬영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