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로 유류비 등은 감소했지만 자국의 오일머니가 줄어들면서 항공사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투자가 줄고 있다. 유가 급락으로 주요 고객들이었던 다국적 에너지 기업 고객들의 예약도 급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항공사에는 저유가 상황이 기대만큼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분석했다.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는 비용에서 유류비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항공업계에서는 분명한 호재일 수 밖에 없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실제 작년 글로벌 항공업계 수익은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델타항공은 앞서 저유가로 인해 올해에만 유류비를 30억달러 가까이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운송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의 팀 클라크 회장은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항공 컨퍼런스에서 “유가가 급락하면서 에미레이트의 가장 중요한 고객들인 에너지 부문 기업 고객들의 좌석 예약이 급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크바 알 바커 카타르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유가 하락으로 인해 주요 다국적 기업들이 보수적으로 재정운영에 들어가면서 프리미엄 좌석 예약률이 하락하고 있다”며 “저유가 상황이오면 비지니스석 좌석 예약도 감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자국 항공사들에게 보조금 등을 지급하면서 지원해 줬던 중동 국가들이 유가 급락으로 인해 비용 절감 차원에서 보조금 등도 줄이면서 항공업계 투자도 주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동항공사들에 대한 국가 보조금 등에 불만을 표시해 온 북미와 유럽지역 항공사들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