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은 10년 전에 화성에 착륙한 탐사로봇 오퍼튜니티가 최근 엔데버 크레이터의 가장자리에 있는 마티예비치 언덕을 탐사하던 중 매우 온화한 조건에서 형성되는 지형을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오퍼튜니티가 발견한 지형은 지난 2012년부터 활동해 온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최근 수천 ㎞ 떨어진 다른 곳에서 발견한 온화한 고대 기후 증거보다도 더욱 생명체가 살기에 좋은 환경으로 밝혀졌다.
이 두 탐사 로봇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약 40억년 전 화성에는 마셔도 좋을 만한 물이 흐르고 생명체가 살기 좋은 온화한 환경이 몇억년간 지속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4년 메리디아니 고원의 이글 크레이터에 착륙한 오퍼튜니티는 탐사 활동을 계속하며 35㎞를 이동, 지난 2009년 엔데버 크레이터에 도착했으며 최근에는 2년여에 걸쳐 크레이터의 가장자리에 있는 마티예비치 언덕을 조사해 왔다.
오퍼튜니티는 마티예비치 언덕의 암석 표본을 채취해 알파입자X-선분광계(APXS)로 분석하는 한편 암석에 박혀 있는 열매 모양의 구체(球體)와 황화칼슘으로 차 있는 균열부를 면밀히 조사한 결과 이런 지형은 중성, 또는 약산성 물이 있을 때 형성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균열부에는 많은 물이 흘렀고 기온은 온화했을 것이며 균열부에 흐른 물은 식수로도 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퍼튜니티보다 새로운 첨단 기기들을 탑재한 큐리오시티는 최근 약 36억년 전 물이 차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호수 흔적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고대 화성에는 물이 있는 온화한 조건이 오랫동안 넓은 지역에 존속했지만 언젠가부터 물이 마르고 기후 시스템 전체가 꽁꽁 얼어붙은 상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25일로 화성 착륙 10주년을 맞은 오퍼튜니티는 원래 90일간 가동하도록 설계됐으나 임무를 완수하고 난 뒤에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 로봇은 현재 여러 부위에 노후 증상을 보이면서도 최근 젤리 도넛 모양의 새로운 지형을 발견하는 등 귀중한 자료들을 계속 보내오고 있다.
연구진은 오퍼튜니티가 발견한 젤리 도넛 지형은 황과 망간, 인, 철 성분이 풍부해 “지금까지 전혀 본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조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