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펀드결산)①펀드런은 없었다

`주식펀드 134조 돌파`..국내펀드 자금유입 두드러져
부진한 중국펀드선 자금유출..미래에셋 자금쏠림 여전
  • 등록 2008-04-01 오전 11:20:00

    수정 2008-04-01 오전 11:20:00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올들어 국내외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을 맞으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근심도 깊어진 모습이다. 펀드 수익률 부진으로 펀드런(대량환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장기·분산투자 문화가 정착에 힘입어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134조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데일리는 올 1분기 펀드시장의 성과를 분석하고, 자산운용사들이 추천하는 올해 유망펀드 등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134조원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지수 2000포인트 시대를 연 것에 힘입어 100조원을 돌파했던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올들어 증시조정에 아랑곳없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 27일 기준으로 134조6170억원을 기록중이다. 연초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120조2150억원과 비교할 때 올들어 14조402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국내 주식펀드 올들어 10.7조 유입.. 해외펀드 앞질러

올들어 주식형펀드의 인기는 국내투자펀드가 주도했다. 지난해 중국 등 해외증시의 호조와 해외주식양도차익에 대한 비과세 시행 등으로 해외펀드로 자금이 몰렸다.

하지만 올들어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의 여파가 본격화되고, 중국증시 등이 국내시장보다 큰 변동성을 나타내면서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국내투자펀드로 눈길을 돌렸다.
올들어 국내 주식펀드 설정액은 10조7753억원이 증가해 해외주식펀드 설정액 증가분(7조4902억원)을 앞지르고 있다.

국내외 펀드 모두 연초이후 부진한 성과를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주식형펀드에서의 자금이탈 현상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있다. 오히려 연초 1800포인트 중반대에서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한때 1500포인트대까지 떨어졌지만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은 견조함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적립식펀드는 지속적으로 자금유입이 이뤄지면서 국내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2월말 기준 적립식 판매잔액은 전월비 1조8547억원 증가한 66조2963억원, 계좌수는 17만계좌 늘어난 1539만계좌를 기록해 1월에 이어 증가세가 이어졌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1분기말로 갈수록 주식형펀드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자금유입 기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면서 "적립식펀드가 조정장에서의 주식형펀드 자금유입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식형펀드의 자금유입이 주춤한 것은 중국시장 영향이 크다"면서 "2분기 이후 중국시장이 상승한다면 적립식 뿐만 아니라 거치식 자금도 다시 펀드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승훈 한국증권 펀드분석팀장은 "당분간 해외주식형 자금유입은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시장 회복과 연계돼 이뤄질 것"이라며 "적립식펀드로의 자산배분은 꾸준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펀드 자금유출 두드러져..국내 성장형 저가매수세

국내외 증시의 조정은 펀드별 희비도 엇갈리게 만들었다. 올해 주식형펀드 수탁고 증가 상위 10개 펀드 중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8개가 포함된 반면,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은 수탁고 감소 하위 10개 펀드에 4개가 포함됐다.

올 1분기 동안 수탁고가 가장 많이 증가한 주식형펀드는 슈로더투신운용의 `브릭스주식형자A-1`펀드로 작년말 2조9545억원에서 지난 27일 현재 4조588억원으로 올들어 1조1044억원이 늘었다.

그 다음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대표주식펀드인 `디스커버리주식형 4C-A`펀드로 작년말 대비 1조413억원의 수탁고가 증가했다. 미래에셋의 또다른 국내 대표 주식펀드인 `인디펜던스주식형1`펀드에도 올 1분기동안 693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비해 국내 대표 중국펀드로 꼽히는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의 `봉쥬르차이나주식1`펀드는 중국증시 부진을 반영하듯 수탁고가 작년말 2조4813억원에서 현재 2조3563억원으로 1250억원이 줄었다. 지난해 물펀드로 테마펀드 열풍을 주도했던 삼성투신운용의 `삼성글로벌 Water 주식종류형자1-A`펀드의 경우 올들어 45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래에셋, 증시불황에도 주식펀드 수탁고 9조원 이상 증가
 
이같은 펀드별 자금유출입은 운용사별 수탁고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펀드인 `인사이트펀드`의 수익률 부진에도 불구, 올들어 주식형펀드 수탁고가 9조720억원 증가한 47조8210억원을 기록하며 가장 많은 수탁고 증가를 나타냈다.

그 다음으로는 브릭스펀드 열풍에 힘입어 슈로더투신운용이 1조7090억원의 수탁고 증가를 나타냈다. 해외펀드 판매사 확대에 나서고 있는 피델리티자산운용도 주식형펀드 수탁고가 올들어 1조3570억원이 늘었다. 국내 운용사로는 삼성투신운용이 1조3440억원이 증가했다.

이에 비해 대형자산운용사인 한국투신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은 올들어 주식형펀드 수탁고가 각각 4440억원, 2650억원의 증가에 그쳤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변동성 장세의 연장 가능성이 있지만 하반기 주식시장 회복전망과 국내 주식시장의 상대적인 매력도 증가를 감안한다면 2분기에도 성장형펀드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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