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희석기자] 종합주가지수가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듯이 과거 국내 증권시장도 확연히 달라졌다. 아직 10년전에 기록했던 사상최고점이 남아있지만 지금까지 달려온 추세라면 신기록을 작성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edaily는 과연 이번 랠리를 이끈 힘의 실체는 무엇이고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또 증시가 한단계 레벨업 하기위해서는 어떤 전제조건이 필요한지 등을 진단한다. <편집자주>
14일 오전 종합주가지수는 1060포인트를 넘었다. 이 수준에서 마감이 된다면 10년6개월만에 최고가다.
주변여건을 감안하면 최근의 랠리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우선 피부로 느끼는 경기가 확연하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닥을 벗어날 것이란 기대지만 흥분할 정도는 아니다. 올해 GDP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상 최고수준의 국제유가도 부담이다. 원재료의 기본이 되는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에 대한 선호현상도 여전하다. 아직은 주식보다는 땅에 대한 투자가 훨씬 안전하고 고수익을 낼 것이란 인식이 남아있다.
특히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흐름을 보면 유동성장세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종합주가지수가 5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주식형펀드에 환매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달들어 주식형수익증권 자금은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 바닥찍고 올라간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주식시장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런던에서 연쇄테러가 발생, 투자심리를 흔들 수있는 상황이었지만 주식시장은 상승추세를 꺾지 않았다. 증시상승을 뒷바침하는 가장 큰 변수는 경기회복이다. 증시흐름과 경기의 관계는 다소간 시차가 발생할수 있지만 결국 주식시장은 경기를 반영하게 돼 있다.
주가수준을 결정하는 변수는 펀더멘털의 수준과 방향성이다. 현재 경기 수준에는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방향성이 펀더멘털 모멘텀이 강화되는 쪽으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아래그림)
◆국내경기 방향성 양호(자료:한화증권)
경기는 1분기를 바닥으로 꾸준히 올라갈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확대되고 부채상환 구조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며 가계 재무구조가 안정되면서 소비도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선진국 경기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도 희석되고 있다. 고유가의 부담은 짧고 강하게 표출되는게 그칠 것이란 판단이다. 미국의 제조업지수 반등 및 서비스업지수의 큰 폭 개선 등은 글로벌 경기가 하반기에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경기회복와 맞물려 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 전년대비 증감률로는 올해 1분기를 저점을 기록했고 2분기에는 점진적인 회복을 보인후 3~4분기에는 회복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아래그림)
◆국내기업 영업이익과 증감율 추이(자료:동양종금증권)
◇넘치는 자금 증시로 향한다
수급은 재료에 우선한다는게 증권시장의 논리다. 국내외 유동성은 증시에 우호적이다.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국제 달러유동성 증가율은 20%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97년이후 최고 수준이며 99~2000년 급격한 위축이후 확대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외환위기 이후 유일하게 자금이 유입되던 통로인 은행의 자금흡입력이 약화되고 있다. 예금자들은 시중금리가 5% 밑으로 떨어질 경우 고정부 금리 예금에 자금을 넣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자금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
은행의 정기예금 잔고는 지난해 2분기를 정점으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펀드 수탁액은 200조원을 넘어섰으며 올초 이후 매달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특히 채권형은 금리가 상승세로 바뀌면서 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다. 채권형 보다는 주식형으로 자금 유입이 집중되고 있다. (아래그림)
◆금리와 저축성 예금잔고 추이(자료:통계청)
부동산에 쏠림현상을 보였던 시중 부동자금도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인 수준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수긍하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가격 상승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자금 시장의 기류 변화는 정부의 부동산 투기 규제 의지와 맞물리면서 가속화 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에서 검토중인 장기 적립식 펀드에 대해 세제 혜택이 가시화 된다면 증시로의 시중 자금유입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주가 리레이팅 이어진다
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했지만 의외로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00포인트 아래서 소극적이던 외국인들은 오히려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제조업에 이어 한국 자산시장 및 금융시장이 선진국 수준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과거 1000포인트 돌파시점과 최근의 랠리와는 여러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과거의 경우엔 경기가 고점을 형성할때 1000포인트를 넘었지만 현재는 회복국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경기를 감안하면 추가 상승할 여지가 남은 셈이다.
기업들은 재무구조의 건전성으로 높은 수익성 창출과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펼치고 있다. 주식 공급물량은 줄어드는 반면 외국인 및 연기금등 기관투자가들은 주식투자를 확대, 유통주식수는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가 전고점을 돌파했지만 랠리의 끝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추세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우리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고 국내외 경기가 안정적으로 회복되며 미국 금리인상이 마무리되면 가격변수 문제도 대부분 해소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상최고점에도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랠리는 짧게 끝나지 않고 4~ 5년에 걸쳐 이어질 것이며 현재 2년정도 진행됐기 때문에 앞으로 2~3년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내 사상최고점(1138.75P)을 깨고 1200선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다.(아래그림)
◆90년이후 최근까지 코스피추이(자료:증권선물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