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얼마나 더 오르려나

3분기 물가 4%내외까지 상승 우려
통계청 발표 6월 소비자물가 동향 분석과 전망
  • 등록 2004-07-01 오전 10:28:59

    수정 2004-07-01 오전 10:28:59

[edaily 김춘동기자] 지난 6월 소비자물가가 `폭풍전야`의 불안한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안심은 금물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이번달부터는 서울지역의 버스, 지하철등 교통비 인상과 지방자치단체들의 상하수도 요금등 공공요금과 액화석유가스(LPG)등 에너지요금이 일제히 올라 물가상승 압력이 만만치 않아서다. 얼마안가 담배값도 대폭 오른다. 전문가들은 장마·태풍 등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도 들먹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3분기 물가가 4%내외까지 오를 우려가 크다고 보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 비교적 안정 6월 소비자물가는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에 힘입어 전월비 보합수준을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5~6월에 물가가 하락하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물가가 올랐다고 볼 수 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다. 전년동월비로는 3.6% 상승하며,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작년동월 대비 상승률로는 올들어 최고치이자 지난 10월(3.7%)이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된 데는 작년 6월에 물가가 크게 하락한 탓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통화당국의 통화관리 지표가 되는 근원물가(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는 안정세다. 전월보다는 0.2%가 올랐지만 전년동월비로는 2.7% 상승에 그쳐 전월에 이어 보합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김재은 한투증권 연구원은 "6월 소비자물가는 시기적으로 크게 오를 요인이 없는데다 비용측면의 인상요인이 소비자가격으로 전이되지 않아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생활물가·신선식품지수 여전히 `고공행진` 생활물가지수와 신선식품지수의 경우 전월비로는 하락추세를 이어갔지만 전년동월비로는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지표상 물가안정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체감적으로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어렵다는 점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체감물가를 설명하기 위해 구입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56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4.9% 오르며 다음달 5%대 돌파가 유력시되고 있다. 생활물가의 고공행진은 고유가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신선어개와 채소, 과실 등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3.2%나 올랐다. 전월비로는 석달째 하락했지만 작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연초 농산물 가격이 워낙 많이 오른데다 최근 웰빙(well-being) 열풍도 다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돼지고기 상승세 지속..채소·과실류는 하락 구체적으로는 고유가의 영향으로 공업제품이 전월대비 0.2% 올랐고, 가공식품은 0.8% 상승했다. 공공서비스와 개인서비스 요금은 각각 0.1%씩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채소가 7%, 과실이 2.9%나 하락하며 전체적으로 1% 내렸다. 돼지고기 가격이 7.4%나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유산균발효유(18.2%), 시금치(9.7%), 콩(7.4%), 자동차책임보험료(5.1%) 등이 많이 올랐다. 스낵과자(4.9%)와 달걀(4.7%), 밀가루(3.6%), 수입쇠고기(3.6%) 가격도 소폭 올랐다. 반면 감자(-34%)와 참외(-21%), 토마토(-18.6%), 상추(-9.4%), 양파(-8.3%) 등은 많이 내렸다. 수박(-7.8%)과 파(-6.4%), 마늘(-5.5%), 한우쇠고기(-2.1%) 가격도 하락했다. 전년동월비로는 석유류 가격이 10.3%나 올라 최근 고유가 영향을 실감케했으며, 과실(31.5%)과 축산물(15.3%)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3분기 소비자물가 4%내외 확실시 그러나 소비자 물가가 앞으로 안정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일각에서는 3분기 소비자물가가 4%내외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그만큼 가뜩이나 얇아진 지갑으로 허덕이고 있는 서민경제에 주름살이 질 것이란 관측이다. 그 이유는 각종 공공요금과 에너지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고돼 있고, 비용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시 교통체계 개편에 따라 7월부터 수도권 버스와 지하철 기본요금이 각각 14%, 25% 오른다. 에너지세제개편으로 경유와 LPG부탄의 소비자가격도 각각 리터당 평균 58원, 72원 인상된다. 전국의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요금을 비롯해 소포요금 등도 오르며, 지자체별로 상하수도 요금인상도 예정돼 있다. 담배값 인상도 이미 예고된 상태다. 게다가 여름철 장마와 태풍피해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들먹일 가능성 높고, 국제유가도 상승세가 꺾이면서 안정세에 접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정부가 이동통신요금을 내리고, 도시가스 도매요금 인상 연기 등을 통해 공공요금 인상시기 분산을 유도하고 있지만 하반기 물가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도 최근 "7~8월에는 경우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4%를 넘을 수도 있다"며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오상훈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물가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작년 같은 시기에 물가가 안정세를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3분기 물가는 4%대 육박이 거의 확실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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