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정훈기자] 올해 상장기업들의 현금배당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라고 가정해 증권거래소가 산정한 지수의 이론현금배당락은 15.41포인트에 달했지만, 29일 종합주가지수는 예상을 뒤엎고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의 현금배당 여력 약화로 이론 현금배당락이 과대평가 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날 지수는 10포인트 가량의 `상승세`로 볼 만하다.
배당락으로 배당에 따른 프리미엄이 빠지면서 주식시장의 분위기도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 위주로 구성됐던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는 그동안 낙폭이 컸던 종목과 업종으로 새롭게 짜여지고 있다.
자사주 취득이 완료됐지만
삼성전자(005930)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0.11% 하락한 데 그친 상태. 장중 한때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을 막론하고 반도체관련주들의 상승세도 눈에 띌 정도다.
하이닉스(000660) 신성이엔지(011930) 아남반도체(001830) KEC(006200) 등이 일제히 3% 이상 상승 중이다.
올해 실적이 나빠 배당 이슈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던 은행주도 오랜만에 기지개를 펴고 있다.
국민은행(060000)이 1.63% 상승하고 있고
우리금융(053000)이 1.24%,
외환은행(004940)이 2.67%, 조흥은행이 3.93% 각각 상승하고 있다.
이같은 주도주의 바통터치 양상은 `1월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동안 낙폭이 커 가격 메리트가 생긴 종목군으로 매수세가 들어오는데다 4분기 실적발표 시즌에 들어서면서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도 생겨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주식시장을 둘러싼 주변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이처럼 주도주 전환이 이뤄질 경우 `1월효과`를 등에 업고 종합주가지수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승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증권 권혁준 애널리스트는 "월말과 월초 경제지표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고 외국인도 월말 이후 다시 순매수를 늘리는 경향을 보여온 만큼 낙폭이 컸던 반도체와 LCD관련주, 인터넷주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의 연속성에 대해서는 아직 미덥지 않은 표정이다. LG투자증권 김정환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었던 국내 주식시장이 1월효과를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배당락후 시장 베이시스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재개되지 않는 한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김 위원은 "IT주 강세는 조정에 따른 반발 매수세 유입 정도로 봐야하며 재랠리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금융업종도
LG카드(032710)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개인의 매수세도 살아나지 않고 있어 크게 시세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메리츠증권 조익재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시장 강세가 더 이어질지, IT관련주가 주도주로 재부상할지의 관건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라고 전제한 뒤 "현재 시장은 삼성전자 실적이 좋다는 쪽에 베팅하는 것으로 봐야하며, 내년 1월 셋째주 실적 발표 전까지 베팅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 팀장은 "그 이전까지는 1월효과 기대감에 따른 반등으로 이해해야하며, 삼성전자 실적이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850선 위로 올라서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