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패트롤)마피아의 증권범죄

  • 등록 2001-12-20 오전 11:37:33

    수정 2001-12-20 오전 11:37:33

[edaily]◇"깡패"와 기업범죄 얼마 전부터 우리 나라에서도 조직폭력배들이 기업을 경영하면서 합법적인 탈을 쓰고 각종 이권에 개입을 하거나 나아가 기업범죄를 조직적으로 저지르고 있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조직폭력배라고 해서 기업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으나,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이 아니라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고 건전한 기업가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또는 협박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최근 조직폭력배들이 정치인이나 힘깨나 있는 자들과 어울리면서 로비를 통하여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은 비단 우리 나라에만 있는 현상은 아니다. 오래 전에 미국에서 활약하는 마피아 조직은 합법을 가장하여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로 되었다. 필자가 올 여름 미국의 뉴욕에 출장 갈 기회가 있었는데 뉴욕의 전 시장인 줄리아니는 뉴욕의 마피아를 소탕하여 마피아 조직이 불법적이거나 탈법적인 기업경영을 하지 못하게끔 정리하였다는 말을 들었다. 일본의 조직폭력배인 야쿠자 조직도 단순한 깡패조직을 탈피하여 기업경영까지도 손을 대고 있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조직폭력배가 그 본질적인 깡패기질을 포기하고 정당하게 기업을 함은 환영할 일이나 그렇지 못하고 나쁜 습성을 그대로 간직한 채 기업이라는 형식을 빌기에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깡패조직인 미국의 마피아가 각종 이권개입이나 기업범죄, 나아가 증권범죄에도 손을 대고 있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준 사례를 소개하기로 한다. ◇마피아와 주가조작 지난해 6월 미국의 수사 당국은 뉴욕의 5개 마피아 조직의 조직원들이 연루된 사상 최대 규모의 증권범죄 사건을 적발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마피아 조직원들은 전통적인 증권범죄 수법인 브로커 영업을 통해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 후 협박 및 공갈을 통해 수백만 달러를 가로 챈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에서 단일 증권범죄 사건으로 120여명이 한꺼번에 기소되기는 이 사건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약 10개월 간에 걸친 수사 끝에 이들이 모두 35개의 상장기업 및 비상장기업 주식을 대상으로 벌인 증권 사기극을 적발하였는데, 이들은 뉴욕주와 뉴저지주를 비롯한 13개 주에 걸쳐서 체포된 것으로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또 범죄자 중에는 10여 명의 마피아 조직원과 전직 뉴욕경찰, 투자자문가와 투자상담사, 회사원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은 증권범죄, 돈세탁, 위증죄, 살인미수 등 모두 23개의 죄명에 이르는 범죄를 저질렀으며, 피해규모는 5,000만 달러에 달하는 사건이었다. 수사당국은 범죄자들이 약 5년 동안 뉴욕의 5대 마피아 조직원들과 결탁해 투자자들의 자금을 가로 챘으며, 특히 투자자들을 끌어 들이기 위하여 인터넷상에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방법도 사용했다고 밝혔다. 마피아의 조직원은 월스트리트의 증권브로커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특정 주식을 추천하도록 강요하는 한편, 작전 중인 주식의 매도를 의도적으로 방해하기도 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작전에 직접 개입한 흔적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피아와 범죄영역 최근 들어 미국의 범죄조직은 정부의 강력한 범죄 소탕정책으로 인하여 마약이나 매춘 등 "전통적(?)인 사업"에서 얻는 수입이 대폭 감소세를 보이자 새로운 범죄 영역을 개발하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발맞추어 사회 전반적으로 증권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마피아 조직은 증권시장 침투를 도모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수사당국은 순진한 투자자들을 속이는데 그쳤던 기존 증권범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증권시장에 폭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것이라고 한다. 즉 화이트 칼라 범죄라는 새로운 사업 영역에 뛰어들며 폭력이라는 기존 방식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증권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은 조직 폭력배가 증권시장에서 활개를 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증권시장에서 주가조작 사건을 중심으로 살인 사건까지 발생한 경험은 갖고 있다.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마피아의 증권시장 침투가 남의 나라 일 같지가 않다. 당국이 "증권범죄와의 전쟁"을 벌여서라도 증시가 투명하게 되도록 노력하는 길만이 증권시장의 참가자 모두를 편안하게 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