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IT아이콘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에게 배워야할 3가지

[현장에서]중국 IT 공룡 BAT 본사 취재기
치열한 경쟁 생존자…중국 모바일 생태계 이끌어
규제없는 정부 지원에 젊고 수평적인 조직문화
중국 시장서 세계 무대로…한국, 中기업 편견 버려야
  • 등록 2020-09-09 오전 9:02:16

    수정 2020-09-10 오전 11:01:43

(디자인= 이미나 기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우리는 많은 편견 속에서 중국 기업의 성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작년 여름 베이징 특파원으로 부임한 이후 중국 3대 IT 기업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의 본사를 어렵게 섭외해 취재했다. 9월 항저우 알리바바, 12월 베이징 바이두, 그리고 최근 코로나19 사태 속 찾은 선전의 텐센트 본사를 취재하며 느낀 건 이제 우리가 그들의 성장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전략을 이해할 때가 됐다는 점이다.

바이두의 개방형 자율주행 플랫폼인 아폴로로 개발된 자율주행차. 사진=신정은 특파원


BAT 규제 없는 중국서 모바일 생태계 이끌어

14억명 내수시장과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기는 했지만, 이들은 그만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이기도 하다. 중국에서는 정부가 지난 2014년 창업절차를 간소화하는 개혁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며 ‘창업 열풍’을 북돋았고, 2017년 기준 하루 1만6000여개 기업이 탄생하기도 했다.

그 틈바구니에서도 살아남은 중국 BAT는 각각 2000년, 1999년, 1998년 다른 도시에서 탄생했다. IT 기업으로 묶여 있으나 영위하는 사업은 완전히 다른 ‘승자독식’ 양상을 보인다. 바이두는 포털,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텐센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지난 20년 간 플랫폼을 확대해왔다. 공통점이 있다면 모바일 생태계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중국은 현금에서 신용카드를 건너뛰고 모바일 결제를 보편화했듯 모바일의 영향력이 엄청나다.

이들 기업의 성장 배경에는 규제 없는 사회 분위기와 혁신을 장려하는 정부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한국에서 인터넷은행 도입 당시 얼마나 많은 산을 넘었어야 했나 돌이켜본다.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인 ‘타다’도 결국 각종 반대에 부딪혀 서비스를 종료했다. 반면 중국의 위쳇페이와 알리페이는 규제에 발목 잡히는 일 없이 빠르게 성장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대중화했다. 바이두가 도시 한복 판에 AI 공원을 만들고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할 수 있는 것도 정부가 규제를 낮추고 적극적으로 지원한 덕이다.

알리바바는 매년 ‘타오바오 메이커 페스티벌’을 통해 중국의 스타트업 기업을 대중에 소개한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젊은 인재 배출…수평적 기업문화

또한 BAT는 기업 문화가 매우 젊어 빠른 변화에 민감하다. 이들 기업의 평균 직원 연령은 30대 초반이다. 직접 만났던 임원은 우리의 과·차장 정도의 나이밖에 되지 않았다. 경영권을 놓지 않으려는 한국의 재벌들과 다르게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만 55세 나이에 은퇴했다. 40대인 마화텅 텐센트 회장은 자신은 최근 변화를 이해 못한다며 젊은이를 이해하는 사람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 보니 소비자들의 요구(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내놓고 있다.

유교 사상이 지워진 중국의 수평적인 기업 문화도 주목할만하다. 중국에 진출한 한 대기업의 법인장이 “한국과 완전히 다른 조직문화에 놀랐다”며 “중국인 직원들은 나를 친구 대하듯 한다”고 했던 털어놨던 말이 기억난다. 중국 기업은 가정을 우선 하도록 권장하는 덕에 여직원 비율도 높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BAT가 투자에 참여한 현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이 전체의 3분의 1이상에 달한다는 후룬 리포트 발표도 있었다.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의 월간 실사용자(액티비티 유저)가 12억명을 넘어섰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세계 무대로 향하는 BAT…韓, 긴장해야

중국 BAT는 더이상 중국 시장만 바라보지 않는다. 글로벌 벤처 투자를 주도하며 사업을 확장했던 BAT는 이제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포털 사이트였던 바이두는 자율주행차 아폴로 프로젝트를 이끌면서 전세계 완성차 기업을 한데 모았고, 알리바바는 동남아 전자상거래를 장악했다. 텐센트는 SNS와 게임 등 강점을 내세워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많은 이들은 중국 기업이 IT 강국인 한국에 진출해 시장을 잠식할까 걱정한다. 대상이 잘못된 걱정이다. 이들이 우리가 뛰어 놀아야할 세계 무대를 한발 앞서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긴장해야 할 때다.

중국 IT 기술은 미국도 견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 우리는 중국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중국이 세계 2대 경제 대국이 됐다는 사실을 이웃국인 우리는 아직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어쩌면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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