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축없이 광주행 차에 오른 전두환, 23년 만의 법정 출석

8시 30분 전두환 전 대통령 광주 지법으로 출발…이순자 여사도 동행
오후 1시 30분 광주 도착 예정…재판 시작은 2시 30분
출발 전부터 자택 앞 보수단체 집결 '시끌'
보수단체 "광주 재판=인민재판" "5.18은 내란" 주장
  • 등록 2019-03-11 오전 9:09:23

    수정 2019-03-11 오전 9:15:39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법정출석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아래는 부인 이순자 여사.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여사가 광주 지법으로 11일 오전 출발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전 전 대통령과 부인 이 여사는 광주 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섰다. 부축없이 혼자 걸어나온 전 전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별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차에 올랐다. 이 여사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옆 자리에 동승했다.

전 전 대통령의 광주행에는 서대문경찰서 소속 형사 10명 가량과 경찰 경비대가 동행했다. 전 전 대통령의 도착예정 시간은 오후 1시 30분이며, 재판은 이날 오후 2시 30분에 시작한다.

한편 조용히 차에 오른 전 전 대통령과 달리 새벽부터 모인 보수단체 회원들로 자택 앞은 연신 시끄러웠다. 자유연대·자유대한호국단 등 보수 성향 단체 회원 70여명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애초 200여명의 보수 단체 회원이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는 그에 미치지 못한 회원들이 전두한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았다.

이들은 ‘5.18은 내란’ ‘문재인 정권의 인민재판 중단하라’ ‘광주 재판 중단하라’ 등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전 전 대통령의 자택 앞을 지켰다. 이들은 “5.18 유공자 명단 공개가 먼저 이뤄져야한다”며 “전 전 대통령이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벗길 증언을 잘 해달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에는 보수 단체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 인력 350여명이 배치됐고 보수 단체와 시민·경찰 간의 충돌은 없었다.

앞서 전두환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발간한 ‘전두환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의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검찰은 객관적 자료를 통해 헬기 사격이 실제 있었던 사실이 있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첫 공판을 앞두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밝혔고, 올해 1월 7일 재판도 독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결국 담당 재판부는 전씨에게 구인장 발부를 결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자진출석과 고령인 점을 고려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수갑 등은 채우지 않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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