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Mike Joo "지금 윈도우를 잡아라"

주희찬 메릴린치 DCM 전무
  • 등록 2008-03-17 오전 10:51:38

    수정 2008-03-17 오전 10:51:38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비싸더라도 지금 찍어야 합니다. 윈도우 오퍼튜니티를 놓치면 안 됩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자금을 차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들어 공모 해외 채권을 발행한 곳은 산업은행(글로벌본드), 수출입은행(페소화채권, 링기트화채권), 현대캐피탈(사무라이본드), 한국중부발전(유로본드), LS전선(사무라이본드) 등 5곳에 불과하다.

이들은 대부분 지난해 하반기 미 달러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려 했으나, 발행시장 경색으로 달러화 대신 사무라이본드나 페소·링기트 등으로 발행처를 옮겼다.

미 달러화 표시 채권을 발행한 산업은행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발행비용을 지급해야 했다.

올해 해외채권 발행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비달러화 채권 발행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G3시장(미국, 일본, 유럽) 중에서 사무라이본드 시장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멕시코 페소화 채권과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채권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페소화 채권과 링기트화 채권의 장점은 달러표시 채권에 비해 발행비용이 낮다는 점이다.

◇ "링깃본드가 대안"

▲ 주희찬 메릴린치 전무
수출입은행의 페소화 채권과 링기트화 채권 발행을 주선한 메릴린치의 주희찬 전무(Mike Joo·사진)는 "(높은 발행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면) 현재로서는 링기트화 외에 특별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주 전무는 "현재 몇몇 시장을 살펴보고 있지만, 발행 관련 규제나 시장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발행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링기트화 시장의 경우 스왑시장의 유동성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말레이시아 정부의 자국 통화 반출 제한 정책으로 인해 국내 유동성이 풍부하다"면서 "말레이시아 정부가 채권 시장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분명해 관련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에서 발행되는 채권의 40%가 수쿠크(sukuk·이슬람 채권)로 오일머니도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현재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중앙은행과 증권위원회의 유가증권 신고절차를 빠른 시일 내에 동시 신고 체계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발행에서 발행시장을 선택하는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발행 타이밍이다.

◇ "미국경기 하방리스크 더 커…비싸더라도 찍어야"

주 전무는 "지금(지난 14일) 말레이시아의 달러스왑 금리가 140bp 수준"이라면서 "만약 수출입은행이 오늘 당장 링기트화채권을 발행한다면 98bp가 아니라 140bp의 가산금리를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기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악재 외에 호재를 찾기 어렵다"며 "경기하락 리스크가 더 큰 만큼 채권 발행에 있어서는 윈도우 오퍼튜니티(Window Opportunity)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비싸더라도 지금 찍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동원가능한 유동성은 모두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사모로 차입이 가능하다면 최대한 이용하고, 만기가 돌아오는 돈이 많다면 달러화 채권으로라도 발행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전무는 1995년 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CSFB를 거쳐 지난 2006년 말 메릴린치로 자리를 옮긴 채권발행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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