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성탄절 연휴에 제주도 및 충청·호남 지역은 기록적인 대설과 한파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제주도에 관광객 수만명이 발이 묶였고, 전국 곳곳에서 주택·비닐하우스 등 건물이 파손됐다.
|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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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제주도 산지를 끝으로 전국의 대설특보가 모두 해제됐다. 눈이 가장 많이 쌓였을 때를 뜻하는 ‘최심 적설량’은 순창 63.7㎝, 임실 57.2㎝, 정읍 45.7㎝, 광주 40㎝, 서천 37.1㎝, 울릉 32.5㎝를 기록했다. 특히 광주의 최심적설량은 1939년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세 번째를 기록했다.
나흘간 이어진 폭설로 24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380곳의 시설물이 무너지고, 900건이 넘는 계량기 동파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광주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교통사고 13건, 낙상 66건, 수도관 동파 1건 등 128건의 폭설 관련 사고가 119에 접수됐다. 안전 사고도 속출했다. 전남에서는 교통사고 16건, 낙상 50건, 안전조치 73건 등 140건의 신고 출동이 이뤄졌다. 50cm 이상 폭설이 내린 전북 지역에서도 54건의 낙상사고가 접수됐드며 한랭 질환자도 5명이 나왔다. 밤새 쌓인 눈으로 도로가 얼어붙으면서 차량이 움직이지 못해 고립되기도 했다.
제주도는 폭설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연휴를 맞아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대거 발이 묶였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대설로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됐다. 23일에는 단 4편만 운항하고 사전 결항편을 포함해 477편이 결항됐다. 이틀 간 제주도에 묶인 관광객 수는 2~3만명으로 제주도관광협회는 추산했다.
항공편은 24일 오후 기상 상황이 나아지면서 운항이 재개됐지만, 대기 발권이 급증하면서 탑승 수속에 시간이 소요되는 등 출발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 공항은 항공권을 구하기 위한 관광객이 몰리면서 오전부터 북적거렸다. 항공사 창구 앞에는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두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곳곳에 긴 줄이 생겼다.
대설특보는 해제 됐지만 한파는 26일 오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6일 최저기온은 중부내륙 -15도, 남부내륙 -10도 안팎으로 전망된다.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 낮아져 안전 사고에 대한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