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를 두고 “당사는 민주당의 심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심장이 철근콘크리트인가”라며 맞받았다.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 관계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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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의원은 19일 밤늦게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짧은 글을 남겼다. 민주당 의원들과 8시간에 가까운 대치를 벌이던 검찰이 이날 밤 10시 47분께 압수수색 시도를 철수하자 올라온 글이었다.
고 의원은 이어진 글에서 ‘대한민국 외교 이대로 좋은가’ 긴급좌담회 연기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10월 20일, 21일로 예정됐던 윤석열 정권 외교참사 거짓말 대책위의 ‘대한민국 외교 이대로 좋은가’ 긴급좌담회를 연기한다”라며 “검찰이 오늘은 물러갔지만 언제 또다시 들이닥칠지 모르는 비상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추후 다시 일정을 잡아서 알려 드리겠다”라며 “어렵게 토론회를 준비해주신 발제자분들과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양해의 말씀 드린다”라고 전했다.
| (사진=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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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고발 사주’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압수수색 경험이 있는 김 의원은 같은 날 고 의원의 글을 공유하며 “심장이 철근콘크리트조”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어쩐지 양심에 철판을 깐 것 같았다. 보통 사람들은 근육 기관인데”라고 말했다. 해시태그로는 ‘진보 대학생’ ‘구질구질 갬성’이라고 달았다.
김 의원은 그에 앞선 글에서 “약 1년 전 공수처는 저희 의원실을 불법 압수수색했다. 항의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민주당은 ‘불법수사, 야당탄압, 정치공작 운운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말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그뿐 아니라 ‘압수수색을 방해하는 것은 법질서를 부정하는 것’이고 ‘적반하장식 공무집행방해’라고 비판하면서 저와 국민의힘 의원들을 고발했다”며 “하지만 당시 저와 국민의힘은 공수처의 불법 압수수색에도 협조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결국 공수처의 압수수색은 불법이라는 게 밝혀졌다. 법원은 위법하다고 결정하고 공수처의 압수수색 전부를 취소했다”며 “불법 압수수색에 협조하라고 겁박하던 민주당이 자신들의 범죄 수사에는 극렬 저항하고 있으니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뇌물죄마저 감싸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게 ‘자신이 자초한 일, 수사에 협조하라’고 외친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의 말을 그대로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 검찰 관계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압수수색이 불발되자 철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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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위례·대장동 신도시 개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체포했다. 이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8시간에 가까운 대치 끝에 철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감사를 전면 중단하고 당사에 집결해 검찰의 진입을 막았다.
끝내 압수수색이 무산되자 호 부부장은 “민주당에서 절충적인 집행 방식을 제시하는 등 협력 위한 노력을 해주셨으나 형사법 집행은 헌법과 법률에 따른 것으로 타협 대상이 될 수 없기에 받아들일 수 없었다”라며 “검찰은 법률에 따른 원칙적 법 집행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다만 금일은 너무 늦은 시간에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철수하고 추후 원칙적인 영장 집행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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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민주당은 20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정치가 아니라 그야말로 탄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국정감사 중에 야당의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민생이 어렵고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평화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이 맡긴 권력을 야당 탄압에, 초유의 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소진하고 있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역사가 퇴행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대선 자금 의혹을 두고선 “진실은 명백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대선 자금으로 줬다는 주장이 맞다면 남욱이라는 사람이 작년 가을쯤 귀국할 때 ‘10년 동안 찔렀는데도 씨알 안 먹히더라’라고 인터뷰한 것이 있다”며 “‘우리끼리 주고받은 돈 이런 것은 성남시장실이 알게 되면 큰일 난다.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하자’ 이런 얘기들이 내부 녹취록에 나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