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바레인 등 중동 4개국은 지난 21일 카타르에 외교 및 무역관계를 복구하기 위한 13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열흘 안에 반드시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여기엔 이란과의 교류 축소, 터키와의 군사협력 중단,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 폐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카타르는 거부했다. 카타르 공보청의 셰이크 사이프 알타니 대변인은 "카타르에 대한 불법 봉쇄는 테러와의 전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요구사항들은 주권을 침해·간섭하는 것"이라며 거부했다. 카타르는 특히 "미국과 영국 정부 모두 카타르에 대한 요구가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UAE의 안와르 가르가시 외무 장관은 "요구사항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카타르가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결국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카타르의 정권 교체를 바라는 게 아니다"라며 "카타르의 행동 방식이 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가르가시 장관은 카타르가 중재를 맡은 쿠웨이트를 통해 "적절한 대응책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협상의 여지가 아직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WSJ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징후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