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 지역은행 비전제시를 통해 지역경제 살려야

  • 등록 2014-06-29 오후 4:02:59

    수정 2014-06-29 오후 4:25:31

[박인규 대구은행장] 푸르름이 눈부신 낭만의 계절 7월이 다가왔다. 여름이 안방까지 비집고 들어찬 무더운 토요일 오후 더위를 피해 아파트 내 산책길을 홀로 걸었다. 아파트 담장에 기대어 아름다움을 뽐내는 장미를 시샘하며 사색에 잠겨 본다. 도도한 장미의 자태에 젊은 날을 추억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박인규 대구은행장
DGB금융그룹의 선장이 된지 100일이 됐다. 처음 그룹을 맡으면서 보았던 우리 직원들의 당당한 모습과 초롱초롱한 눈빛을 기억 한다. 그들이 있기에 내가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안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길모퉁이 퍠랭이 꽃이 강아지 재롱 피듯 웃으며 나를 반긴다. 나도 안녕하고 말을 건넨다.

올해도 벌써 반이 가고 있다. 지난 6개월간을 회상해 보면, 세월호 참사, 6.4 지방선거 등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훌륭한 분들이 당선되어 앞으로 4년을 잘 이끌어 가리라 확신한다. 지난 선거 기간 동안 지역 발전을 위한 많은 공약과 비전들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역금융에 대한 공약도 비전도 없었다. 현 정부도 지역발전을 위한 많은 일들을 하고 있지만 지역금융의 발전을 위해서도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

경제가 잘 살기 위한 것이라면, 금융은 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금융은 실물경제에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함으로써 경제발전에 기여한다. 또한 하나의 산업으로서 스스로 부가가치를 생산함으로써 이익을 창출하고 그 결과 고용을 창출하는 사회적 역할을 한다. 이처럼 금융은 경제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수레의 양 바퀴와 같다. 특히 지역금융은 지역의 실물경제 발전을 위한 지원기능이 앞선다 하겠다.

올 3월에 취임한 이래 ‘현장과 실용’이란 경영철학을 갖고 많은 현장을 누볐다. 답은 책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고객과 또 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인들과 대화를 나눌 때 어려운 매듭도 풀릴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현장 방문을 통해 기업의 어려움을 한발 앞서 해결해 주고, 은행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경영에 반영하기 위함이다. 이것이 지역은행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역은행은 지역기업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할 수밖에 없다. 지역 기업들의 성장이 지역은행의 성장이자 지역경제의 발전이기 때문이다. 지역은행은 지역기업과 생사고락을 같이할 동반자로서, 지역사회에 나눔과 상생을 위한 지역사랑운동도 함께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 앞으로 지역은행은 지역사회의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따뜻한 가슴으로 정의로운 금융을 실현하고, 지역기업 및 고객의 꿈을 실현해 주는 해결사의 역할을 해야 한다.

강아지풀이 손을 흔들며 나를 맞이 한다. 상념에서 벗어나 하늘을 본다. 벌써 해가 서산으로 지고 있다. 붉은 노을이 가슴을 뛰게 한다. 신이 나에게 준 지혜와 열정을 지역금융발전을 위해 남김없이 쏟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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