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가지 쟁점에 대해 관련 주체들은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진실공방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다만 워싱턴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여부는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수석이 윤 전 대변인에게 귀국을 종용했는지에 대한 문제는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쟁점1: 허리 툭 쳤나 엉덩이 움켜잡았나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발생한 것은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지난 7일(현지시간) 밤이다.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당사자들 외에는 없다. 다만 윤 전 대변인은 인턴과 술을 마셨고, 신체 접촉이 있었으며, 이후 피해 여성이 경찰에 신고한 것만은 분명하다.
문제는 신체 접촉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느냐 하는 것이다. 피해 여성은 사건 발생 후인 8일 0시30분 경찰 진술 당시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잡았다”고 했다. 반면 윤 전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허리를 한 차례 툭 친 것”이라고 반박했다. 성적인 의도가 없는 격려 차원의 행동이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사건 후에도 성추행으로 의심되는 일은 또 있었다. 8일 새벽 윤 전 대변인이 인턴을 방으로 부른 후 팬티만 입은 채 문을 열었다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샤워를 하고 있는데 가이드(인턴을 의미)가 문들 두드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워싱턴 경찰의 수사는 이 두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의도성이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처벌 수위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변인이 8일 돌연 귀국한 점에 대해서도 명확한 사실관계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내가 ‘잘못이 없는데 왜 일정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다’고 했지만, 이 수석이 ‘1시 반 비행기를 예약해 놨으니 호텔에서 짐을 찾아 나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수석은 ”굉장히 쇼크를 받은 상태여서 정황상 100% 기억나진 않는다“면서도 ”귀국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한 건 없다“고 밝혔다. 이어 ”1시 반 비행기를 예약해 놨다고 말한 기억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수석의 해명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이 수석은 ”8일 아침 윤 전 대변인을 영빈관 앞에서 5~10분간 만났다“고 했지만, 당시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핵심 쟁점에 대해 ”기억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윤창중 수사는 언제 어디서?
워싱턴 경찰은 현재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다만 윤 전 대변인이 이미 국내로 들어와 있기 때문에 수사 절차는 다소 복잡하다.
현재로서는 워싱턴 경찰이 피해 여성을 조사한 다음 윤 전 대변인에게 소환장을 보내 현지로 불러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이 이에 불응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이 경우 워싱턴 경찰은 윤 전 대변인의 혐의가 ‘한·미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인도 청구 대상 범죄가 되는지를 판단한다. 대상 범죄는 ‘1년 이상의 자유형 또는 그 이상의 중형’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인도 청구 여부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반면 경찰 조사에서 ‘경범죄’로 분류되면 범죄인 인도 청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외교가에선 한·미 양국이 정치적 파장을 고려해 윤 대변인의 혐의를 적절한 선에서 조율, 인도 청구 없이 마무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와 관련,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것은 빨리 수사가 진행돼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라며 ”미국 측에 조속히 수사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할 것이고,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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